올해 한 해 가계빚 이자부담이 5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총소득의 5%가 가계부채 이자 상환에만 쓰이는 셈이다. 가계의 이자 부담이 너무 크다 보니 심각한 내수부진까지 우려된다. ‘하우스 푸어’가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 빚 늘고 금리 오르자 이자 ‘눈덩이’ = 금융권 및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금융기관별 대출액과 기관별 평균 대출금리로 추산한 결과 올해 가계대출 이자부담의 총액은 56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27일 집계됐다. 가계대출 이자부담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는 지난해 국민총소득(1,173조원)의 4.8%를 차지한다. 이자부담 급증은 대출금의 급증과 대출금리의 상승이라는 두 요인이 맞물리며 발생했다. 지난해말 797조4,000억원이었던 가계대출은 올해 9월말 840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새 무려 43조원이 늘었다. 금융기관별 대출액은 은행이 431조5,000억원에서 449조6,000억원으로 18조원 많아져 가장 크게 증가했다. 농협 대출이 7조3,000억원 늘어 그 뒤를 이었고, 보험사 대출도 4조원 증가했다. 새마을금고(3조7,000억원), 카드ㆍ캐피털사(1조9,000억원), 저축은행(1조3,000억원) 등도 증가액이 컸다. 문제는 대출금리까지 크게 뛰어올랐다는 점이다. 지난해말 연 5.35%였던 은행 대출금리는 올해 9월말 5.86%까지 뛰었다. 대출액 증가를 감안하면 은행에서 빚을 낸 가계의 이자부담이 3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저축은행 금리는 연 12.7%에서 16.7%로 4%포인트나 올랐다. 이로 인한 이자 증가액도 5,000억원이 넘는다. 기관별로는 은행 고객의 이자 부담이 26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카드ㆍ캐피털사가 7조4,000억원으로 농협(6조4,000억원)보다 컸다. 카드ㆍ캐피털사의 대출잔액(38조원)이 농협(114조원)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대출금리가 연 19.3%에 달한 결과다. 제2금융권으로 향하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얼마나 큰 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 내수위축 심각 =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가 불러올 가장 큰 문제점은 심각한 내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실시한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가구소득 평균은 지난해 3,773만원에서 올해 4,012만원으로 6.3% 늘었다. 그런데 금융대출은 3,147만원에서 3,591만원으로 14.1% 늘었다. 원리금 상환액은 489만원에서 600만원으로 22.7% 급증했다. 대출이 늘어난데다 대출금리까지 급등했으니 원리금 상환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소득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니 남은 방법은 소비를 줄이는 것뿐이다. 최근 물가성장률을 감안한 유통업체 매출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자동차 판매마저 급감한 데는 가계의 빚 부담도 크게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