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비자 심리 잘 읽으면 불황도 끄떡없다

본능형·위안형·유행형 등 구매 패턴 변화에 대응하면 판매 확충 가능<br>본능충실형- 경제적 스트레스로 감각적 소비 증가<br>자기위안형- 보상심리에 비싼 초콜릿·화장품 등 인기<br>유행집착형- 트렌드 민감한 젊은층 소비 위축 적어



불황기 소비자들은 불안감이 큰 만큼 이 심리를 잘 읽으면 오히려 소비가 늘어나는 분야를 찾아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제일기획은 지난 9월 수도권에 거주하는 20~49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및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불황기의 소비자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중 96%가 현재를 불황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소비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을 100으로 봤을 때 평균 67.5% 수준으로 줄였다고 응답, 이미 소비 빙하기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불황기 소비자들이 불안감에 대처하기 위해 ▦회피 ▦무시 ▦제거 등 3가지 행동을 보이게 되며 이런 행동은 ▦본능충실형 등 5가지의 소비패턴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능충실형= "요즘 이효리가 좋아져요…심각한건 뉴스로 충분해요"(36ㆍ남성 회사원). 불황기 소비자들은 경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이성적인 것보다는 본능적이고 감각적인 소비가 증가한다. 불황 때 미니스커트와 원색 패션이 유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라는 것. 올들어 광고모델을 이효리로 교체한 두산주류의 '처음처럼'은 춤을 활용한 섹시코드 광고가 소비자들에 어필해 출시 초기인 7%에 그쳤던 서울 시장점유율이 올 7월에는 24%까지 올랐다. ◇자기위안형= "비싼 건 못 사도 스트레스 해소에는 쇼핑이 최고죠"(32ㆍ프리랜서 여성). 불황 때는 마음 놓고 돈을 쓰지 못하는데 대한 보상심리로 특정 소비는 오히려 더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비싼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주류, 담배, 중저가 옷, 화장품, 액세서리 등의 소비가 활성화된다는 것. 배스킨라빈스는 올들어 1만2,000~1만5,000원짜리 고가 메뉴를 선보였는데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보상심리를 충족시키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행집착형= "아껴야지 하다가도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사고 싶던 물건이 택배로 도착해 있어요"(27ㆍ남성 회사원).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의 소비성향은 불황기에도 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덜 위축된다. 올 3월 출시된 삼성전자 햅틱폰은 70만원대 고가이지만 8월까지 누적 판매량 50만대를 돌파했다. ◇가족중시형= "아무리 어려워도 아이 교육비는 최대한 사수하려구요"(33ㆍ주부). 가족은 위기에도 최후의 보루라는 심리가 작용해 가족을 위한 소비는 불황기에도 최대한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 조사에서 '불황에는 나 개인을 위한 소비에 부담을 느낀다'라는 응답이86%, '육아ㆍ자녀 교육비는 유지할 것이다'란 질문에 80%의 소비자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닌텐도 '위(Wii)'는 제품 컨셉트를 자녀교육 및 운동용 게임기로서 포지셔닝해 한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상표애호형= "자주 못 사더라도 이왕 사는 거 좋은 브랜드 사서 오래 쓰는 게 더 낫지 않나요?"(32ㆍ프리랜서 여성). 불황기 소비자들은 불안감으로 인해 위험 회피형 구매를 하게 돼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더 각광을 받는다. 지난 98년 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동서식품은 주고객층인 주부를 대상으로 빅 모델을 활용한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집행해 시장점유율을 98년 12월 57%에서 99년 10월 64%까지 끌어올렸다. 제일기획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구매행동 변화에 따른 기업들의 대응방안으로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본능지계 ▦보상심리를 채워 위안이 되는 보상지계 ▦젊은층을 공략하는 청년지계 ▦가족 마케팅을 활용하는 가족지계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는 상표지계 등 '불황 5계'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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