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 차업계 독일서 제 살 깎기 혈투

"유일한 성장 시장 공략" 잇따라 가격할인

유럽 지역에서 매출이 급감한 자동차업체들이 유일하게 성장하는 독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 살 깎기'를 불사하며 혈투를 벌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MWㆍ벤츠ㆍ피아트 등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독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잇따라 가격할인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현재 독일에서 자동차업체들이 제시한 정가 대비 평균 할인율은 12%로 2010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탈리아의 피아트는 가장 높은 14.7%의 할인율을 제시했고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과 르노도 각각 14.1%씩 싸게 판매했다.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BMW도 할인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블룸버그는 독일 인터넷 자동차매매 사이트에 최신형 BMW 316d의 판매 가격이 정가 보다 16% 싸게 올라오고 있으며 이를 본 소비자들이 BMW 매장에 찾아가서 온라인 거래가격으로 팔라고 요구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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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동차업체들과 딜러들 사이에서는 신차를 등록한 뒤 한번도 타지 않은 중고차로 20% 이상 싸게 내놓는 이른바 '유령판매(phantom sales)'까지 횡행하고 있다. 마진이 남지 않더라도 빨리 재고부담을 덜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다.

독일 자동차딜러그룹인 ZDK에 따르면 6월 소비자가 아닌 딜러와 자동차업체들이 등록한 자동차는 8만7,454대로 전체의 29%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런 식으로 등록된 차량이 47만9,385대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인 아른트 엘링호스트는 "모든 자동차업체들이 유럽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독일 소비자들을 쫓고 있다"면서 "남유럽에서 판매되지 않은 모든 차들이 독일로 운송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CEA트레이드그룹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독일 자동차시장은 0.7% 성장해 각각 20%, 14% 감소한 이탈리아ㆍ프랑스와 큰 대조를 보였다. 올해 유럽연합(EU)에서의 자동차 판매는 19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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