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잡는 여고생 골퍼' 김효주(17ㆍ대원외고2)가 내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뛴다.
정식 프로 데뷔 무대로 한국과 일본을 놓고 고민했던 김효주는 5일 에이전트인 지애드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프로 전향 시점을 오는 9월 말로 잡았고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투어 생활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김효주는 지난 4월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6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으로 한일 양국에서 프로 자격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KLPGA가 규정상 프로 자격만 부여하기로 한 반면 JLPGA는 김효주가 먼저 선수 등록 절차를 밟으면 이사회를 통해 투어카드를 즉시 부여할 수 있다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김효주는 부모 등과 상의 끝에 마감이 6일인 JLPGA 투어 등록을 포기했다.
이로써 김효주는 오는 9월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후 프로로 전향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그에 앞서 26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에 초청 선수로 출전하고 8월 US 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과 한국 여자오픈에 차례로 나설 예정이다.
중학생 시절부터 국내 아마추어 무대를 석권했던 김효주는 올 들어 한국과 일본 프로 대회에서 잇달아 기록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신성으로 떠올랐다. 주요 아마추어 대회 4승을 거두는 등 벌써 시즌 6승째를 올렸다.
대형 기대주의 등장에 벌써부터 기업들의 '러브콜'이 몰리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사 등 최소 5곳이 모시기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내년 프로 데뷔 무대가 국내로 확정되면서 관심을 갖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효주가 지난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유소연(21ㆍ한화)의 연간 3억여원을 훌쩍 넘는 대형 계약을 맺을 것인지 관심이다.
한편 이번 김효주의 진로 결정 과정에서 KLPGA의 규정 수정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프로 대회 우승으로 실력을 검증받은 선수에게 투어카드를 주지 않는 것은 투어 흥행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김효주는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린 만큼 뒤돌아보지 않고 내년 시즌 한국에서 많은 경험과 승수를 쌓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