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카슈랑스, 시행1년만에 보험 새 판매채널 정착

전국민 1%이용·생보시장 35%점유 급팽창

방카슈랑스, 시행1년만에 보험 새 판매채널 정착 전국민 1%이용·생보시장 35%점유 급팽창 • 국민銀 지난 6·7월 점유율 55% 넘어 • 내년 4월 방카슈랑스 2단계 실시놓고 힘겨루기 지난해 8월30일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된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판매)가 시행 1년을 넘었다. 일단 첫 1년의 성적표는 자랑할 만하다. 지난해 9월 이후 올 6월까지 총 2조7,200억원 어치의 보험이 은행을 통해 팔려나갔다. 건수로는 39만5,882건으로 9개월만에 전국민의 1%정도가 방카슈랑스를 이용한 셈이다. 보험에 가입해 노후를 대비하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됐으니 그만큼 보험 수혜자가 늘어난 것이다. 방카슈랑스의 이 같은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처음 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 판매채널이 줄어드는 만큼 보험 가입액도 크게 인하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 인하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또 방카슈랑스 전용상품과 일반 보험상품의 차별화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또 내년 4월로 예정된 자동차 보험 등 2단계 방카슈랑스 허용을 두고 손해보험업계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방카슈랑스가 일단 정착에는 성공했다”며 “그러나 아직 상품 구성 등에서 내실있는 성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보험상품 판매 채널로 자리잡아=국내 방카슈랑스 시장의 성장은 과거 전문가들의 예측을 뛰어넘고 있다. 영국계 컨설팅 회사인 MOW(Mercer Oliver Wyman)사는 당초 오는 2012년에 방카슈랑스 비중이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 했었다. 그러나 현재 방카슈랑스는 1단계로 허용된 저축ㆍ연금보험 부문 신계약의 70%, 전체 생명보험시장의 35%를 장악했다. 특히 같은 기간 장기 경제불황으로 생보사들의 신계약이 소폭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은행의 방카슈랑스가 가장 강력한 보험판매 채널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보험의 비과세 적용기간이 기존 7년이상에서 10년이상으로 늘어나 여러 조건에서 열악한 상황이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점에서 고객들과의 대면접촉이 많은 국내의 금융 관행으로 인해 방카슈랑스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생명보험 시장의 경쟁구도 바꿔=이 같은 방카슈랑스의 강세는 기존 보험시장의 시장 점유율과 경쟁구도를 변화시켰다. 적극적으로 방카슈랑스를 준비한 AIG와 ING, 동양생명 등이 약진했다. 이들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의존도는 56~59%에 달하고 있다. 은행들이 방카슈랑스 시장을 겨냥해 만든 방카 전용 생보사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독일 금융그룹인 알리안츠가 합작해 설립한 하나생명은 지난 4월 2004년 회계연도 시작후 7월까지 4개월동안 550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신한금융지주와 프랑스계 카디프생명이 합작해 지난 2002년 말 설립한 방카슈랑스 전문 생보사인 SH&C생명도 지난 7월말 수입보험료 규모는 1,745억원에 이르렀다. 지난 6월 국민은행의 보험자회사로 출범한 KB생명도 출범 두달만에 국민은행 월별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질적성장 미흡, 넘어야 할 산 많아=이 같은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의 방카슈랑스 시장은 미흡한 점이 많다. 우선 방카슈랑스 상품의 가격이 크게 차별화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초 보험개발원은 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 판매채널의 단순화로 보장성 보험상품은 8~12% 보험료가 싸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방카슈랑스 상품이 다른 설계사 조직의 보험상품보다 크게 싸지 않다.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노려 모집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팔기 때문이다. 또 내년 4월부터 시행 예정인 2단계 방카슈壕별?보험사와 은행간의 힘겨루기로 정상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2단계 방카슈랑스가 시작되면 생ㆍ손보사의 주력 상품인 보장성보험과 자동차 보험도 은행 창구를 통해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보험사들은 기존 설계사 조직의 와해를 우려해 2단계 실시 보류를 외치고 있고 은행들은 시행 강행을 주장하고 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와 은행들의 이견이 워낙 커 내년 4월 이후 2단계 방카슈랑스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새로운 계획을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의준 기자 joyjune@sed.co.kr 입력시간 : 2004-08-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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