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이 최근의 정전에 따른 납품 지연에 대해 S-OIL은 책임이 없다고 거래처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OIL은 “납품 지연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전에 따른 불가항력(Force Majeure)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계약서상의 면책조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OIL은 지난달 24일 발생한 정전사고로 수소발생 및 투입장치(HPㆍHydrogen Plant)가 고장이 나 현재 두 대의 고도화설비(중질유분해시설)와 중질유탈황설비를 2주일이 되도록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S-OIL은 경질유종 및 석유화학 원재료 일부를 제때 납품하지 못해 최근 계약서상의 면책 권리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S-OIL이 거래선에 불가항력을 통지한 것으로 안다”며 “이 과정에서 정전에 따른 납품 지연이 과연 이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바이어 측과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OIL 측은 “통상 거래에서 ‘불가항력’은 내란이나 천재지변뿐 아니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라며 “해당 납품처가 장기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들이어서 선적 지연을 양해해준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에 고장이 난 S-OIL의 HP는 부품 전체가 수입품인데다 해외 기술자가 들어와 직접 점검ㆍ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일러야 다음주, 늦으면 이달 말에야 수리가 완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사고로 중질유분해ㆍ탈황설비와 직결되는 HP가 고장이 나면서 일부 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는 등 S-OIL의 피해가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S-OIL의 생산 차질은 국제 석유제품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S-OIL이 사고 이후 벙커C유를 고도화설비의 원료로 활용하지 못하고 시장에 밀어내자 벙커C유 국제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고 반대로 경질유는 공급이 줄어들면서 국제시세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항공유의 경우 원래 타이트한 수급사정이 이번 사고로 더 나빠지고 있어 항공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S-OIL로부터 선적 지연을 통보받은 해외 바이어들은 지난주부터 급히 4월 물량을 현물시장에서 구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물시장에서 통상 장기공급 물량보다 배럴당 1~2달러씩 웃돈을 주고 제품을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