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화 '명장' 홍보차 방한 천커신 감독

멜로서 벗어나 새전기 마련위해 전쟁영화 선택했죠<br>청나라 ‘태평천국의 난’ 배경<br>세남자 우정·사랑·몰락 그려<br>빈라덴이 캐릭터 모델說은 오해


"류더화(劉德華)가 연기한 '조이호'란 캐릭터가 오사마 빈 라덴을 모델로 했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과 달라요. 대량 학살에 대한 자료를 찾던 중 아프가니스탄 사진들을 봤고 여기서 착안해 류더화에게 아랍 사람과 같은 수염을 줬을 뿐인데 이게 와전된 거죠. " 리밍(黎明)과 장만위(張曼玉) 주연의 '첨밀밀'로 유명한 천커신(陳可辛ㆍ47) 감독이 오는 31일 개봉하는 전쟁 블록버스터 '명장' 홍보차 방한했다. 천 감독은 최근 조선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데뷔 17년 만에 첫 연출한 액션 대작에 대한 애착을 숨기지 않았다. '명장'은 19세기 중엽 청나라 '태평천국의 난'을 배경으로 의형제를 맺은 세 남자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배신에 따른 몰락을 그린 제작비 400억원 규모의 대작. 특히 세계적인 중화권 스타인 리롄제(李蓮杰), 류더화, 진청우(金城武)가 나란히 출연하고 엑스트라 15만명이 동원되는 등 웅장한 스케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도 설 연휴를 맞아 300여개 스크린에 걸린다. 천 감독은 "개인적으로 3명의 인물 중 리롄제가 연기한 '방청운' 장군에 공감한다"며 "방 장군이야 말로 공격적이고 결함이 많고 이기적인 인물인데 현대인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류더화가 연기한 조이호에 대해 '책 속에서나 나올 법한 낭만적인 영웅 캐릭터'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천 감독은 이어 "진청우가 연기한 '강오양'은 광신도 같은 믿음만으로 사는 사람인데 아마도 오늘날 살아 있다면 신념을 위해 형제를 죽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알 카에다 조직원' 같은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멜로 영화의 마술사로 불리며 수많은 팬을 거느린 천 감독이지만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히려 '멜로'가 자신을 옥죄는 '감옥'이었다고 한다. "첨밀밀을 만든 뒤 10년 동안 변화의 갈증을 느껴 뮤지컬, 호러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연출했지만 결국 멜로라는 '존(zone)'으로 돌아오는 걸 느꼈다." 그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처럼 이는 나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전쟁 영화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홍콩 영화계의 대표적 '한국통'인 천 감독은 이미 여러 번 한국을 찾았을 정도로 한국 영화와 문화에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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