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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그림 공부를 하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지난 1906년 프랑스 파리에 입성해 고갱·로댕 등이 거쳐 간 미술학교 아카데미 콜라로시에 입학한다. 파리에서 피카소와 막스 자코브 등 입체파 예술가를 만나며 들뜬 것도 잠시, 곧 경제적인 궁핍함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1907년 집세를 밀린 모딜리아니는 폴 알렉상드르가 마련한 임시 거처로 간다. 피부과 의사였던 알렉상드르는 대단한 재산가는 아니었지만 예술 공동체를 운영하며 화가·조각가·배우 등 친구를 후원하고 있었다.
알렉상드르는 모딜리아니를 돕기 위해 자신은 물론 가족의 초상까지 의뢰해 총 25점의 유화와 450점의 스케치를 수집한 최대 소장가로 기록돼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알렉상드르의 초상은 모두 5점, 그리고 10점 정도의 소묘가 있다. 초상화는 루앙미술관이 2점, 일본 나고야의 야마자키마작미술관과 도쿄의 후지미술관, 개인소장가가 각각 1점씩을 갖고 있다. 이는 모두 1914년 이전의 것으로 현재 잘 알려진 모딜리아니의 화풍과는 차이가 있다. 모딜리아니가 파리에 정착해 1913년까지 어떻게 예술가로서의 삶을 꾸려나갔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