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회사에 남게 된 직원들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상여금 200%를 반납해 퇴직자 위로금 재원에 보탰다고 한다. 무엇보다 노조는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이해하고 단체협약에 월 급여의 45개월로 정해진 희망퇴직 위로금을 9개월이나 줄이는 데 동의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회사가 무너지면 직원도 노조도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자칫 정리해고 등 극단적 갈등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던 노사 관계가 '제2의 도약' 합창이라는 결실을 이뤘다.
반면 현대중공업 등 귀족노조는 완전 딴판이다. 고통분담은 언감생심이고 고통을 회사와 사회에 전가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이 힘든 경영사정을 호소하는데도 회사 보유지분을 팔아 임금을 올려달라고 떼를 쓰고 있다. "사내유보금과 현대자동차 지분 등 보유자산이 충분한데 사정이 어렵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4일 부분파업을 벌이는 등 회사 압박 일정만 빼곡하게 잡아두고 있다. 파업참여자에게 상품권을 주는 데 대한 안팎의 비판도 아랑곳없다. 얼마나 노조원의 호응이 없었으면 상품권 지급이라는 무리수까지 두겠는가.
지난달 26일 파업에는 전체 조합원의 17%가 참여한 게 고작이다. 파업이 실은 일부 노조 집행부의 기득권 지키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실상을 애써 외면한 채 갈등조장에만 매달린다면 귀족노조의 앞날에는 고립과 공멸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