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글로벌 대기업에 대한 평판까지 바꿔놓았다. 불황에 강한 음식, 소매 관련 업체들이 대거 상위권으로 도약한 반면 과거 명성을 날렸던 기업들은 실적 부진으로 줄줄이 몰락했다.
경제주간지 배런스는 16일자 최신호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World’s Most Respected Companies)’ 1위에 존슨앤존슨(J&J)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존슨앤존슨은 5년째 하고 있는 이 조사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배런스는 머니매니저들을 대상으로 100대 기업에 대해 실적의 견고성, 윤리성 등을 기준으로 관련 조사를 해오고 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두 단계 상승해 2위를 차지했고 프록터앤갬블(P&G)과 애플, 월마트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3위였던 도요타자동차는 8위로 떨어졌다.
머니매니저들은 상위권에 오른 기업들이 앞선 경영과 적절한 비즈니스 전략, 차별화된 경쟁력, 윤리경영 실천, 매출과 이익 부문의 높은 성장률 등의 공통된 특징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을 대표해왔던 제너럴일렉트릭(GE)은 급속도로 몰락했다. GE는 지난 2005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2006년 2위로 밀려난 뒤 2007년 5위, 2008년 11위까지 내려앉았고 이번 조사에서는 43위로 추락했다.
머니매니저들은 “GM이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금융 부문의 자체 체력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배당금을 줄이고 GE캐피털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48위로 지난해보다 6계단 떨어졌고 지난해 33위였던 닌텐도도 49위로 밀려났으며 지난해 6위였던 구글도 26위로 떨어졌다. 금융사들 역시 순위가 대거 밀렸다. 지난해 82위였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98위로 밀렸고 영국 HSBC는 48위에서 63위로 추락했다.
반면 불황에 강한 기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맥도날드는 처음으로 순위권 안에 들면서 7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맥도날드를 추천한 응답자 중 한 사람은 “빅맥과 해피밀 등은 언제나 앞서가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