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개강 앞둔 대학가 하숙집 '찬바람'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정문 앞의 한 건물 벽에 하숙생을 구하는 전단지가 어지럽게 붙어 있다.

9월 개강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새로 살 집을 찾아 나서고 있지만 하숙집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하숙집은 외면하고 원룸 월셋방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고려대ㆍ성균관대ㆍ경희대ㆍ한국외대 등 대학가 주변 하숙집과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학생들의 이사철을 맞았지만 빈방들이 채워지지 않아 하숙집 주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대 주변에서 15년 이상 하숙집을 운영해 온 한 주인은 “여러 개의 빈방이 있지만 방을 구하러 찾아오는 학생들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동안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하숙비는 2인 1실의 경우 1인당 30만원 1인실 45만원으로 그대로”라며“하지만 빈방 때문에 하숙비 올릴 생각은 엄두도 못내고 오히려 주변 하숙집 주인 중 일부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몇 만원을 오히려 깎아주고 학생들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빈 방을 보여준 성대 주변 하숙집 주인은 “예전에는 비기만 하면 서로 들어오려고 하던 방이였는데, 지금은 가격을 몇 만원 싸게 준다고 해도 선 뜻 들어오겠다는 학생이 없다”고 한숨을 내셨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학가 주변에는 하숙생을 구하는 전단지들이 유독 많이 붙어 있었다. 경희대와 외대 후문 사이인 이문동의 대흥부동산 관계자는 “예전에는 하숙집이 많았는데, 찾는 학생들이 줄면서 이제는 다세대 건물을 원룸으로 신축해 세를 놓는 경우가 많아져 하숙집을 운영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고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학생들은 원룸에서 거주하는 비용이 하숙집에서 사는 것보다 많이 들지만 개인 사생활 등을 이유로 들며 원룸에 사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학생이 하숙집에 거주할 경우 1인실은 보증금 없이 월 40~45만원 가량을 내면 아침ㆍ저녁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수도세 전기세 등 각종 관리비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원룸에서 살 경우에는 보통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이상을 내야 하며 전세의 경우는 6,000만원 이상인 경우가 많고 구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월세 40만원 외에도 각종 관리비와 식비 등을 포함하면 원룸에 사는 학생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하숙비보다 30만원이상 많은 70~80만원에 이른다. 고려대 4학년인 이모씨는 “신입생 때 1년 정도 하숙집 생활을 했었는데, 하숙집 아줌마의 간섭도 있고 개인 생활 보장도 잘 안 됐다”며“비용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에어컨, 냉장고, 책상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원룸에 사는 것이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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