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마당발' 김재록씨를 둘러싼 사건이 단순 대출로비문제에서 점차 대형 로비사건으로 번져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과거 외국계 컨설팅 회사 재직 당시 고위직 인사들과 맺었던 '채용인연'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 당시 김씨가 이끌던 아더앤더슨이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던 국내기업과 금융계 관련, 대형 프로젝트 수임에서 독보적인 움직임을 나타내던 시절이어서 그 연관성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한창 진행중이던 국민의 정부말기 김씨가 이끌던 아더앤더슨의 컨설팅 및 기업금융파트 등에는 구조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위직 인사 자녀들이 대거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에는 당시 경제부처 차관이었으며 현재 국회의원 겸 정부 고위직 인사인 K씨, 역시 전 정부부터 고위직을 지낸 현직 인사인 또다른 K씨, 정부 고위직과 국책은행 수장을 지낸 C씨 등의 자녀가 이 회사에서 근무했다.
고위직 자녀외에도 이 회사에는 국민의 정부 당시 장관급 직책을 지낸 L씨와 감대중 전 대통령의 인척 L씨가 고문으로 재직했고 이 회사의 고문을 맡았던 다른 한인사는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씨 재직 당시 아더앤더슨은 대우자동차의 구조조정을 비롯, 하이닉스의 실사작업, 자산관리공사의 해외채권매각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대거 수임, 한 때 고위직 인사들과 채용을 통해 맺은 인연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 안팎에서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와 관련, 당시 자녀가 이 회사에 근무했던 현 정부 고위직 인사는 비서실을 통해 "(자녀가) 잠시 근무했으나 유학을 다녀온 뒤 지금은 다른 곳에서 일하고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