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상변의 절반이 폭파

제4보(40∼56)



상변이 엄청나게 부풀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구리는 백40으로 침착하게 좌하귀의 실리부터 챙겼다. 이창호가 즐기는 귀굳히기. "그곳을 단단하게 지킨 것은 구리의 관심이 상변 폭파에 있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발이 좀 느려서…. 차라리 하변 협공부터 하는 것이 더 유력해 보입니다."(김영삼) 참고도1의 백1,3으로 두고 싶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 선택은 기풍과 취향의 문제이므로 어느 길이 최선이라는 정답은 없다. 이세돌은 흑41 이하 45로 하변을 웅장하게 키웠다. 그리고 구리는 백46으로 움직였다. "자기 영토는 탄탄하게 지켜놓고 상대방의 영토는 폭파해 버리는 이 작전. 조훈현9단이 이 수법으로 여러 차례 세계선수권을 차지했지요."(김영삼) 어디 조훈현뿐인가. 조치훈도 그 노선이고 서봉수도 마찬가지였다. 대개의 절정 고수들이 그 길로 가고 있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욕심사나운 이기적 노선. 나는 살찌고 너는 말라비틀어지고…. 바둑처럼 이기적인 게임도 없다. 그래서 공평히 하라고 쌍방이 딱 한 수씩만 두게 되어 있다. 당구처럼 어느 한쪽이 계속해서 포인트를 올리게 되어 있지를 않고…. 흑53은 이쪽을 이렇게 끊는 것이 정수. 참고도2의 흑1로 끊는 것은 백2 이하 6의 수단이 남으므로 흑이 선택할 수 없다. 백56까지 일단 백은 상변 흑진의 절반을 폭파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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