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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ㆍ싸이월드 회원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첫 판결이 나옴에 따라 지지부진하던 인터넷 개인정보 유출 관련 집단손해배상 소송이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법조계와 정보산업(IT) 업계에서는 SK컴즈 등 해당 업체의 귀책 사유를 입증하기 힘들어 피해자들이 보상받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26일 대구지법에서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선고가 이뤄짐에 따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서부지법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슷한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컴즈 해킹 사태에 이어 지난해 말 불거진 1,000만명 규모의 넥슨 신상정보 유출 사건 피해자들도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어서 이번 판결의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컴즈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대구지법 외에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서부지법 등에서 20여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경찰수사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재판일정이 지연돼 왔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서부지법의 경우 각각 지난해 8월과 9월 소송이 제기됐지만 지난해 10월 첫 변론기일만 진행한 이후 6개월여 가까이 경찰 수사 결과만 기다리는 상황이어서 피해자들의 원성이 컸다.
이번 대구지법 판결로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은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인터넷 해킹 사고에 대해 사업자의 귀책 사유를 인정한 첫 선고라는 점에서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서부지법 등 수백명이 참여한 비슷한 소송 사건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이트 해킹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에는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집단소송을 진행한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이날 판결 직후 추가 접수를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소송 사건을 맡은 김경환 변호사는 "아직 경찰의 최종수사 결과 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의 잘못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다른 소송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료공개 소프트웨어인 알툴즈 등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보안원칙을 무시한 직원들의 행동이 '중대한 인적과실'로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컴즈는 경찰이 최종 수사결과를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손해 배상 판결이 나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SK컴즈 관계자는 "경찰이 해킹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배상 판결이 나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법원의 판결문이 도착하면 충분한 내부 검토를 거쳐 항소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SK커뮤니케이션즈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해, 8,420원에 장을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