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피부·세포 촉촉… 잘 보존된 시체

■ 한국 미라

전승민 지음·김한겸 감수, 휴먼앤북스 펴냄


사전에 따르면 미라는 썩지 않고 마른 상태로 오랫동안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인간이나 동물의 시체를 말한다. 흔히 떠올리는 이집트 미라가 이 정의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 미라는 좀 다르다.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미라는 세계 여느 미라와는 차원이 다른 보존 상태를 자랑하는데, 피부 상태가 촉촉한 것은 물론 세포가 충분히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조직 검사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미라가 아니라 잘 보존된 시체'라는 해외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관련기사



책에 따르면 이런 독특한 미라의 탄생은 바로 '회곽묘'라는 우리의 전통 장례문화에 기인한다. 시신을 넣은 목관 주위로 석회를 부어 굳히는 방식인데, 관을 둘러싼 석회 덕에 공기차단이 되는 데다 석회가 굳으며 발생하는 높은 열로 살균 효과까지 내는 덕분이라고 한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고 여러 자연·역사·문화적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수백 년이 지나도 시신이 썩지 않은 미라가 된다고 한다.

책은 이처럼 한국 미라 탄생에 관한 과학적 분석을 비롯해 미라가 생성된 역사·문화적 배경, 한국에서 발견된 미라들의 개별적인 사연, 미라를 발굴하는 한국 고고학의 현장 스케치까지 등 한국 미라에 관한 정보를 총망라하고 있다. 1만3,500원.


김경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