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정말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걸까. 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캐나다 워털루 그레이사일로골프코스(파71·6,330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파이낸셜 클래식에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은 당시 최종 스코어가 무려 26언더파 258타였다. LPGA 투어 72홀 역대 최소타 타이기록. 3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 61타를 치기도 했다. 박희영의 감각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 코스도 어렵지 않았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현지에서는 '꿈의 59타' 탄생도 기대하는 눈치다. LPGA 투어 18홀 최소타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1년 스탠더드핑레지스터에서 기록한 59타이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도 59타가 기록이다.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은 물론 대기록까지 작성한다면 그보다 더 짜릿한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다. 박인비는 지난 2일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7언더파 공동 8위로 선방했지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16언더파로 우승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오고 말았다. 그럼에도 박인비는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골프를 더 잘 치는 데만 신경 쓰면 된다"며 오히려 속 시원해하는 모습이었다. 에어버스 클래식 컷 탈락 충격 뒤 바로 톱10에 진입하면서 건재를 확인한 그는 퍼트 감각은 꽤 올라온 만큼 평균 71% 수준(전체 42위)인 그린 적중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더욱이 이 대회 뒤 한 주를 쉬고 나면 19일부터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이 개막한다.
US 여자오픈을 앞두고 기량 점검을 위해 세계 1위 루이스는 물론이고 미셸 위(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최나연, 리디아 고(뉴질랜드), 미야자토 아이(일본), 펑산산(중국) 등이 총출동한다. 지난해 12만5,000명 이상의 갤러리가 찾아 흥행 '대박'을 터뜨린 이 대회는 박인비와 루이스의 달아오른 세계 1위 다툼 덕에 지난해 이상의 흥행도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