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인권 향상
월스트리트저널 7월22일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여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다. 클린턴 장관은 이번 방문을 통해 ‘미-베트남 관계 정상화 15주년’을 기념하고 무역과 투자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베트남을 높이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베트남은 인권 분야에서는 있어서는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베트남 당국자들과 만나 베트남의 인권 실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당국은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반(反)정부 인사들에 게 끊임없이 정치적 칼날을 들이댔다. 지난 2007년 초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자 베트남 당국은 WTO 가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했고, 민주주의 지지단체‘Block 8406’의 지도자 뉘앙 반 리 신부를 감금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사법 폭력을 자행하는 것은 때로는 국제 무역 분쟁도 야기한다. 베트남 당국은 연료 헤지 거래 계약을 놓고 호주 항공사 퀀타스와 이견을 보이자 퀀타스의 임원들에 대해 베트남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들은 이달 초 호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호치민 시 법원은 최근 민주화 운동 인사들과 접선했다는 이유로 올해 1월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은 변호사 리 콩 딩의 항소를 기각했다. 미 툴레인대학에서 법을 전공한 딩 변호사는 지난 2003년 미 상무부와의 무역 소송에서 베트남을 성공적으로 변호했다. 재계가 민주 정부 수립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딩 변호사를 감금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베트남 당국자들을 만나면 인권탄압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야 한다.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베트남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활동가들에게 상당한 힘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베트남의 입장을 적절히 이용할 수도 있다. 만약 인권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베트남에 제공되는 차관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막기 위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
인권 신장 없이 베트남은 번영을 달성할 수 없다. 미국은 경제 개방이 마법처럼 베트남에 민주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베트남 국민들이 자유 정부를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번 방문에서 강도 높은 공개 발언을 한다면 이야 말로 베트남 번영에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