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청량리/재래시장·청량리역 변혁 쌍두마차(21C 신흥상권)

◎재래시장­동부·동서·경동·전농 잇단 재개발/매머드급 쇼핑센터 탈바꿈 한창/청량리역­10년 표류 민자역사 재건축 타결/철도청·한화합작 올 상반기 착공구 청량리시장이 있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774의 1천1백70평 대지에는 최근 망치 소리가 한창이다. 기존 재래시장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 자리에 연건평 1만1천8백28평, 지하 7층, 지상 21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 세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골격은 다 완성됐고 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현대코아빌딩에는 대규모 상가와 60세대의 공동주택 그리고 대형 주차장이 들어서게 된다. 구 청량리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돼 영세한 재래시장을 대형 쇼핑센터로 바꾸고 있다. 건축주인 「청량리시장현대코아」 관계자는 『쇼핑센터를 통해 백화점수준의 고급상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청량리시장의 변모는 주변에 산재한 다른 재래시장들의 재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오스카극장 뒤편에 위치한 동부청과시장은 4천9백97평의 대지에 연건평 4만∼5만평 규모의 초대형 주상복합건물을 세울 계획으로 있으며 경동시장·동서시장, 인근 전농시장까지도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들 재래시장이 재개발로 얼마 만큼의 경쟁력을 갖게될 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그동안 가장 낙후된 지역 중의 하나였던 청량리상권의 변모를 대변해주고 있다. 재래시장의 잇딴 재개발과 함께 더 큰 상권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은 청량리역사의 재개발이다. 지난 87년부터 철도청과 한화그룹 합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량리민자역사 재건축사업은 그동안 역사광장사용권 문제, 인근에 있는 롯데백화점 청량리점과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거의 10년간 표류해왔다. 그러나 최근 청량리지역을 이대로 방치하면 안된다는 시민들의 여론이 조성되면서 재건축사업이 급진전되고 있다. 현 청량리역사 광장에 민자역사를 짓는 대신 인근 부지를 매입, 또 다른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한화그룹측의 제안이 구의회로부터 받아들여졌고 인근 롯데백화점측과 공동부지를 활용한 재건축협의도 급진전 돼 곧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민자역사의 실제적인 공사책임을 맡은 한화그룹측은 『오는 2월까지 교통영향평가를, 5월까지는 건축허가를 취득하고 늦어도 올 상반기 중 공사착공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측에서 계획하고 있는 민자역사는 기존 역사와 역사광장을 포함, 철로 위편을 복개한 자리에 들어선다. 연건평 1만7천여평, 지하 3층, 지상 9층의 현대식건물로 역사시설과 함께 백화점 규모의 대형 점포가 들어선다. 주변에는 또 자동차 1천4백대를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환승주차장, 1천7백평 규모의 신역사광장, 지하철 청량리역과 민자역사를 도보로 연결하는 지하도로 그리고 역사 뒤편 배봉로에서 신역사광장·환승주차장·롯데백화점 뒤편을 연결하는 1.6㎞의 고가도로 등이 연이어 건설될 예정으로 있어 청량리역 일대를 새롭게 바꾸어놓을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인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도 민자역사 재개발과 보조를 맞춰 대규모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측은 현재의 청량리점을 최고 30층, 1백20m 높이로 다시 재건축하는 것은 물론 백화점 앞 1천2백평 부지에 휴식처·녹지광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잡아놓고 서울시측과 건축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롯데관계자는 『구체적인 협의가 끝나는대로 앞으로 2∼3년 내에 공사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말 개발계획이 확정된 2만6천여평 규모의 인근 홍등가 재개발사업도 급진전되고 있다. 서울시는 홍등가 재개발을 위해 일반주거지역·준주거지역이었던 이 일대를 모두 일반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고 고층빌딩 건축을 허용해 준 상태다. 이에따라 시측에서는 인근 주민들의 조합인가·사업승인을 거쳐 15∼30층 규모의 판매·업무·숙박시설 22개동을 입주시킬 계획으로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협의가 끝나는 지역부터 곧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협의가 급진전되고 있어 이르면 올 하반기 중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청량리역 주변에 있는 수협공판장과 농협공판장은 내년 5월 구리로 이사할 계획. 이 자리에는 현재 지상 25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재건축이 거론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청량리지역의 재개발이 이처럼 급진전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불량주택지구인 청량리를 재개발, 서울 동북부의 핵심지역으로 변신시키겠다는 서울시의 의지와 동대문구 지역주민들의 견해가 맞아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청량리역을 건설이 예상되는 동서고속전철의 기점으로 삼으려는 동대문구민들의 의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청량리상권의 미래가 완전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인근 미아리·상봉동지역 상권개발이 급전전되고 있는데다 왕십리역에도 새로운 민자역사가 재개발되는 등 경쟁상권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건설이 진행중인 지하철 5·6·7호선이 청량리역을 비켜가고 있는 것도 청량리상권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동에서 시작하는 지하철 5호선의 경우 인근 답십리를 거쳐 광화문으로, 신내동과 연신내를 연결하는 6호선은 중랑구 북단을 통해 곧바로 동대문으로, 상계와 강남을 연결하는 7호선 역시 중랑구를 통해 연결되고 있어 인근 지역주민들을 밖으로 빠져 나가게 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난점을 동대문구의 자체적인 주택재개발계획이 커버해주고 있다. 동대문구는 오는 98년까지 재개발을 통해 동대문구 전 주택의 31%에 달하는 2만3천여세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그렇게 되면 동대문 주거지역의 모습이 새롭게 바뀌고 인구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상권 재편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량리지역은 상권 발전요인과 우려요인이 서로 상존하는 가운데 새로운 전환점에 처해 있다. 상권발전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청량리역사를 중심으로 한 주변상권을 어느 정도 적절히 개발, 인근 주민들을 고객몰이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청량리는 어떤곳/경춘·중앙·경원선 발착지/서울 동북부의 교통 요충 청량리역을 중심으로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전농동일대를 말한다. 조선시대 한성부 인창면에 속했다가 고양군 숭인면에 이속, 1936년 다시 서울에 편입됐다. 청량리가 시가지로 발전한 것은 일제시대 일인들에 의해 중구·용산구가 개발되면서 부터다. 중구·용산구 주민 일부가 동대문밖 청량리일대로 이주, 주택지구를 형성했다. 당시로서는 인근 왕십리와 함께 동부의 작은 지역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서울 동북부 부도심 교통의 요충지·상업지구로 발전했다. 경춘선·중앙선·경원선철도가 청량리역을 통해 발착하고 있으며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인근에 크고작은 상가가 밀집해 있다. 상가의 개발은 이른 반면 지역개발은 서울에서 가장 늦은 편에 속한다. 특히 청량리역인근 홍등가는 과거 번영했던 청량리의 이미지를 어둡게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많은 고객을 다른 상권에 빼앗기자 상인들간에 각성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상가재개발. 영세상가들이 대형 고층건물로 속속 변하면서 과거 청량리의 위상을 되찾기위한 바람이 일고 있다. 이에 때맞춰 동대문구에서는 단독주택 위주의 영세 주거지역을 전면 재개발하겠다고 나서 청량리의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이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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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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