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신권의 주식형펀드는 물론 채권형펀드과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이 자금이 어디로 이동했을 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식형펀드에서 빠진 자금의 대부분은 `주가연계증권(ELS)`과 증권사들의 `일임형 랩 어카운트(Wrap Account)`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채권형펀드와 MMF의 상당액은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으로 옮겨가 대기중인 것으로 보고있다.
10일 투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가와 금리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신권에서는 주식ㆍ채권형펀드 할 것 없이 자금이탈이 이어져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총 5조8,49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중 2조6,350억원에 달하는 MMF의 경우 대부분 기업들의 월말 단기성 자금으로 잠시 머물렀다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으며, 대부분 금리변동 위험을 피해 은행권의 확정금리형 초단기 상품인 MMDA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애실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금의 성격이 MMF와 비슷하지만 금리변동이 없는 MMDA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 투신권에서 빠져나간 2,580억원에 달하는 주식형펀드와 2조760억원에 달하는 장기채권형 펀드 자금 등 나머지 자금은 어디로 이동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주식형펀드의 경우 원금에 추가 수익을 돌려주는 ELS 상품과 증권사의 일임형 랩 어카운트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자금들의 경우 시장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할 뿐 실제 자금유입이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최근 이 같은 자금의 대체 투자처로 떠오른 것이 ELS와 일임형 랩 어카운트”라고 말했다. 실제 투신권의 자금이탈에도 불구, 증권사들의 ELS판매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영업을 시작한 일임형 랩어카운트도 1,000억원대를 웃도는 자금이 몰리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또 금리 위험을 피해 빠진 채권형펀드의 자금들은 MMDA에서 잠시 대기중이거나 ELS 및 기업 내부로 유입된 추정되고 있다. 자금의 성격상 안전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쉽게 주식시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원금보장에 추가수익을 돌려주는 ELS상품으로 들어가거나, 은행권에 머물며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