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에 대한 채권은행들의 신규 대출 중단 결정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타격을 받지 않았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인수합병(M&A) 이슈가 한층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8일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전일보다 1.04% 상승한 3만3,850원을 기록했다. 현대증권도 0.83%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91% 하락했다.
채권단의 이번 결정보다는 2ㆍ4분기 실적 기대가 주가 결정에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대건설 인수 경쟁에 대한 기대로 매수세가 여전히 높다고 분석됐다.
증시전문가들은 현대그룹에 대한 신규 여신 공여가 중단된다 해도 현대그룹이 당장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적다고 전망했다. 다만 채권단과의 분쟁이 결국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만큼 M&A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그룹 계열사의 실적이 좋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이번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전날 2ㆍ4분기에 1,53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런 호실적을 감안해도 지난 한 달간 37.69%나 급등한 것은 M&A 이슈로 단기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이달 들어서는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오히려 5.45%가 빠졌다.
신민석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이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M&A 이슈로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M&A 이슈가 갑자기 소멸될 경우 조정 가능성이 커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