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Hot 이슈] 급변하는 롯데… 키워드는 'B·G·M' - < 중- Global > 생존길은 세계시장

'내수 한계'… 돈 될만한 10여개 글로벌 기업 베팅준비

외형은 5위지만 해외매출은 10대그룹 중 꼴찌

신동빈 회장, 그룹 임원들에 글로벌화 집중 주문


"러톈인타이(樂天銀泰)와 미얀마 롯데리아에서 배워라."

두 곳은 해외를 향하는 롯데그룹에 패배의 쓴잔과 자신감을 동시에 줬다.


롯데는 지난 2008년 7월 중국 유통기업인 인타이와 손잡고 우리나라의 명동 격인 베이징 왕푸징에 러톈인타이백화점을 개장했다. 러톈인타이는 롯데의 중국 1호 백화점으로 의미가 깊었다. 하지만 인타이와의 갈등, 한국 브랜드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을 무조건 '한국 고급 브랜드'로 공략한 점 등이 패인이 됐고 현재는 완전히 손을 뗐다.

실패에 좌절하는 대신 롯데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공을 일궈냈다. 2013년 4월 미얀마 최대 쇼핑몰에 1호점을 낸 롯데리아는 한 달도 못 돼 하루 매출 1,000만원을 돌파했다. 현재 미얀마의 5개 롯데리아 지점은 한국의 어지간한 롯데리아 매장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원자재 공급망과 인맥을 확실히 쥔 현지 사업파트너를 확보,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닭튀김·쌀밥 세트메뉴 등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선 것이 롯데리아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리아는 미얀마 지점 수를 내년까지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영토 확장…'비전 2018'에 승부 건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3일 처음으로 '롯데그룹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실시했다. 첫 주제는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사업 전략이었고 25일 열린 세 번째 포럼에서도 세계적 경영전략 흐름에 대한 고민이 집중 논의됐다.

관련기사



하지만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해외진출과 관련해 롯데는 지난 수년간 성공의 단맛과 실패의 쓴맛을 모두 경험했다. 꾸준한 노력 덕분에 전 세계 20개국에 진출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해외에서 버는 돈 자체는 적다. 2013년을 기준으로 롯데그룹의 총매출 83조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재계 5위 그룹이지만 해외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10대 그룹 중에서도 꼴찌 그룹에 속한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떨어지는 최근 추세는 롯데의 생존과 직결되는 적신호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9년 신 회장은 오는 2018년까지 아시아의 10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매출 200조원, 이 중 해외 매출 비중 30%를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앞으로 정해진 시한 내로 비전 2018을 달성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현재의 매출과 목표 매출 사이의 괴리가 상당한데다 복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통·식음료 부문의 경우 롯데가 해외시장 중에서도 특히 주력하고 있는 브릭스(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시장에서 현지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거세다. 롯데케미칼 역시 생산하는 전 품목에서 중국 경쟁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공급 과잉으로 타격받고 있는 상황이다.

◇내실경영·체력 강화로 장기전 준비=하지만 롯데의 설명은 다소 다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비전 2018은 롯데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달려갈 수 있도록 좌표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비전 수립 이후 대외환경의 변화 등이 거셌지만 2018년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상의 목표에 연연하기보다 성장 과정에 의미를 두고 내실을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롯데면세점의 경우 베트남 등 신규 매장 개점, 동남아·일본 시내의 면세점 입점과 세계 6위 면세점 업체인 월드듀티프리(WDF)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보다 세심한 현지화, '옴니채널(온·오프라인과 모바일 서비스의 융합)' 시스템 구축으로 소비자 선호도 제고를 노릴 계획이다. 롯데제과도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하는 동시에 중국·인도·베트남·러시아 등지의 기존 영업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핵심 브랜드 제품의 가치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밖에 롯데케미칼은 미국에서의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크래커(에탄분해시설)플랜트 프로젝트, 우즈베키스탄의 가스화학단지 프로젝트 등을 통해 후발주자들이 따라오기 힘든 기술력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