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영화가 잇따라 부진을 면치 못하는 속에서도 유난히 충무로에선 MK픽처스의 행보가 눈에 띈다. 각기 충무로에서 명성을 날리던 강제규필름과 명필름이 합병해 탄생된 MK픽처스의 작품들이 새해 들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한국영화 스타트를 끊을 MK픽처스 첫 작품 ‘몽정기 2’가 14일 개봉하는 데 이어 오는 2월엔 79년 10ㆍ26사태를 재조명하는 ‘그 때 그 사람들’이 선보인다. 4월에는 소아암으로 투병하는 형제의 실화를 그린 ‘안녕, 형아’가 모습을 보인다. 명필름으로선 2003년 ‘바람난 가족’ 이후 2년만에 극장가에 모습을 나타냈고 강제규필름으로서도 지난 해 1,000만 관객 신화를 세운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컴백하는 셈이다. MK픽처스는 싸이더스와 함께 올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선보이는 제작사가 됐다. 선보이는 영화 만큼이나 MK픽처스는 영화 자금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합병 후 첫 기획물인 ‘안녕 형아’는 익명투자조합 형태로 19억원의 제작비 전액을 모집했고 최근엔 영화 펀드 최초로 간접투자자산운용법에 근거한 51억원 규모의 뮤추얼 펀드를 결성했다. 최진화 MK픽처스 사장은 “제작사가 쌓아놓은 관록의 자신감”이란 말로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돈이 되면 들어오고 안 되면 나가는 단순한 논리입니다. 대기업, 창투사에만 의존하는 것보단 일반인들에게도 영화가 돈이 된다는 면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자금원 루트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MK의 노력이 자본을 구하는 충무로에 긍정적인 모델이 되길 바랍니다.” 첫 작품인 ‘몽정기 2’의 배급은 롯데시네마가 맡았다. 지난 해 ‘나두야 간다’ 등의 배급을 맡았지만 사실상 롯데가 본격적인 배급사업에 뛰어드는 건 올해다. 최 사장으로서는 과거 삼상영상사업단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최건용 롯데시네마 이사 등의 인연이 있다. 1편에서 남자 중학생들의 성적 호기심을 유쾌하게 다룬 데 이어 이번엔 여고생들이 미남 교생선생님을 둘러싸고 벌이는 헤프닝을 그렸다. 시사회 후 평단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지만 “1편 때도 기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최 사장은 “본격적인 합병의 효과는 이제부터”라면서 “향후 영화의 질적인 면과 함께 MK픽처스의 경쟁력인 영화 자금원 확보의 다양성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