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화종합화학의 첫번째 위기는 예상보다 빨리 왔다. 한화종합화학이 중국에 진출할 당시 현대차는 저가인 엘란트라는 판매가 늘어나는 반면 고가인 소나타는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했다.
정작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한화종합화학 베이징 법인. 소나타는 범퍼 앞 뒤로 부품이 장착되지만 엘란트라에는 뒤쪽 면에만 들어가 결과적으로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독자적인 생존을 위해선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였다.
베이징 법인 직원들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 내 자동차의 43%를 생산하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창춘ㆍ톈진 등을 발이 닳도록 드나 들었다. 김기석 차장은 “문전박대는 물론이고 어렵사리 찾아간 약속현장에서 바람 맞는 수모를 수백번도 더 겪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직원들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어느날 상하이 GM과 상하이 폭스바겐으로부터 희소식이 날아 왔다. 올해부터 중국 내에서 실시되는 소음 및 환경규제로 한화종합화학의 GMT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GMT는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인데다 엔진 언더커버를 만들 경우 자동차 소음방지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몇 달에 걸친 공장실사이후 한화종합화학 베이징 법인의 기술력에 신뢰를 갖게 된 두 업체는 두 말없이 최종 계약에 서명했다. 특히 폭스바겐은 20년간 거래업채와 거래를 끊고 한화종합화학의 손을 들어 주었다.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의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된 만큼, 중국 최고의 자동차부품업체로 인정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