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女心 자극하면 지갑이 열린다

중산여성층 겨냥 '여성+보보스' 마케팅 부상화려한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구두는 손에 든 채 파티장으로 살금살금 향하는 여인. 핸드폰이 상기된 표정으로 빨간색 핸드폰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벨이 울리면 생활이 드라마로 바뀐다'는 멘트로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동통신업체의 이동전화 광고 장면이다. '여성'과 '보보스'가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여성이 이미 남성을 제치고 소비의 주체로 떠올랐다. 더욱이 여성들은 부르주아계층의 경제적인 기반에 보헤미안적인 자유로움을 가진 신인류를 뜻하는 신조어인 '보보스'의 성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여성'과 '보보스'를 결합해 마케팅 및 광고활동을 펼치는데 주력한다. 이미 비교적 경제적 여유를 갖고 있는 중산층으로 세속적인 성공이나 명예의 요건은 갖췄지만 자신만의 색다른 삶과 개성을 추구하는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겨냥한 마케팅이나 광고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의 한 마케팅 전문업체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여성이 전체 소비재 중 90%이상을 직접 구매하고 있고, 남성의 쇼핑 영역인 PC, 통신기기 등 디지털 장비나 자동차 구매에서도 여성의 영향력은 60%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은 시대적 대세로 평가되기도 한다. 여성을 겨냥한 마케팅전략은 제품을 구매할 때의 접근방식이 남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후 이를 실제 마케팅 활동에 접목시키는 데서 출발한다. 마케팅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전혀 모르는 낯선 여성들이 백화점 진열대에서 서로 제품을 써 본 경험을 주고받는 것에 대해 남성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이런 특성 때문에 제품에 대한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것보다 커뮤니티를 통해 여성들끼리 자연스럽게 정보를 주고받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평가된다. 그는 "남자들은 뉴스를 볼 때 내용에 관심을 두는 반면 여성은 여기에 더해 앵커가 입고 나온 옷과 헤어스타일을 자신과 연결시킨다"며 남녀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여성과 보보스를 결합한 마케팅 활동은 이미 국내에서도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특히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억눌린 여성들의 욕구와 자그마한 일탈을 꿈꾸는 여성들의 내면심리를 은근히 자극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광고에 대해 여성은 상당한 친밀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카드업체 등 금융회사들은 국내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광고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광고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한결같이 고급스러운 여가활동을 즐기거나 자신만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는 열성파 여성들이다. 국민 e-퀸즈카드, 신한 레이디플러스카드, LG레이디카드 등은 여성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제휴 마케팅은 자신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의지가 있는 여성 고객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동차 보험업계에서는 여성 1인으로 운전자를 제한하면서 보험료를 최고 10%할인해 주는 특약상품도 등장했다. 여성과 보보스를 결합한 광고는 이미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고급 가전제품, PC 등 디지털장비,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서 이처럼 여성의 보보스적인 취향을 자극하는 광고가 여성의 소비를 크게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KTF는 '드라마'라는 여성 전용 브랜드를 내 놓은 지 불과 9개월 만에 무려 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는 여성만의 커뮤니티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제품 또는 서비스의 이미지를 높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성들이 자신들만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격의 없이 대화를 주고 받는 가운데 브랜드 가치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기업들은 여성 전용 커뮤니티를 구축, 운영하는 과정에서 직장여성ㆍ학생ㆍ주부 등 계층별로 부가 서비스를 차별화해 여성 고객들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기업들은 앞으로 '골드우먼'을 공략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우먼은 고소득층으로 보헤미안적인 낭만을 꿈꾸는 여성을 말한다. 이들은 '고급'과 '실용'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충족하려는 욕구가 크다. 골드우먼은 이미 프랑스 샤넬 핸드백과 영국의 버버리 코트를 갖고 있지만 동대문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청바지를 구매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광고제작사 웰컴의 박영미 팀장은 "여성과 보보스는 최근 전 세계적인 마케팅 이슈"라며 "골드우먼들이 추구하는 고급과 실용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마케팅이 당분간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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