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이동전화] 의무가입 폐지 앞두고 편법영업 극성

「유령까지 가입시켜라」3월 들어 마구잡이식 가입자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동전화회사들이 3월 막바지로 접어들자 있지도 않은 「유령 가입자」들까지 대거 끌어모으는 등 「비정상 마케팅」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신세기통신·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LG텔레콤 등 이동전화 5사는 이달 들어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는데다 휴대폰 단말기 부족현상까지 겹치자 허수 가입자인 가(假)개통을 부쩍 늘리고 있다. 가개통이란 실제로는 가입자가 없는데도 가명 또는 차명으로 단말기를 미리 개통시켜놓고 나중에 실가입자가 나타나면 명의 변경을 통해 가입시켜 주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이동전화회사들은 이같은 허수 가입자를 적게는 5만명에서 많게는 20만명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전화회사들과 대리점들은 가개통 단말기가 실제 가입자로 전환될 때까지는 전파사용료 등 적지 않은 비용을 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확보를 위해 이같은 편법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대리점별로 250명 정도의 가개통 가입자가 있어 회사 전체로 보면 현재 약 20만명 가량 될 것』이라며 『다른 회사들도 모두 5~10만명씩 가개통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동전화회사들은 가입자에게 단말기를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주는 의무가입제가 4월부터 폐지되면 시장이 급랭할 것으로 보고 3월중 가입자를 한명이라도 더 유치하느라 혈안이 돼 있다. 따라서 이동전화회사들은 3월중 유령가입자들을 대량으로 만들어둔 다음 4월이후 비용이 비싸져 가입을 꺼리는 가입자들에게 「보증금을 예전처럼 준다」는 미끼를 던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일부 업체는 가개통시킬 단말기마저 부족하자 아예 시스템을 변경해 전산상에서 유령가입자를 대거 등록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PCS의 한 관계자도 『가개통은 업계에 관행처럼 돼 있다』면서 『경쟁사들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며 여차하면 시스템 변경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경쟁 분위기와 관련,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올해 순증 가입자 유치목표 200만명중 50~60%를 이달 안에 확보하도록 대리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에 있는 이 회사의 한 대리점은 『회사로부터 월 1000명의 가입자 유치목표를 지시받았다』며 『4월에도 현재와 같은 가격으로 가입시킬 수 있으니 예약가입자를 충분히 받아두라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부 부가통신과의 송유종(宋裕鍾)과장은 『이동전화회사들의 불법·편법 영업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며 『4월중 실사하여 가개통 가입자나 시스템 조작을 통한 편법 영업행위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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