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지분 11.5%를 인수, 1대 주주로 부상한 테마섹이 스탠다드차타드는 물론 한국의 SC제일은행의 경영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29일 금융권과 외신에 따르면 오는 7월 테마섹 전무이사에 취임하는 사이먼 이스라엘씨는 “테마섹이 지분을 보유한 각 은행들은 자신들의 미래와 전략을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며“테마섹은 재무적 투자자(financial investor)로 은행 지분매입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테마섹이 SCB에 대해 이사를 파견하지 않고 독립경영을 보장하면서 경영권 참여를 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테마섹이 28%의 지분을 보유한 DBS는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DBS에 테마섹 출신이 이사로 참여하면서 국내 은행법상 비주력금융자(산업자본)가 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는 조항에 걸려 탈락했다.
국내 은행법은 비주력 금융자를 비금융회사 지위의 동일인이 25%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있거나 비금융회사 지위의 동일인 자산이 2조원 이상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주력금융자가 이사회 등 은행 경영에 참여할 경우 비주력금융자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마섹이 SCB에 이사를 파견하는 등 경영권에 참여할 경우 SCB도 비주력금융자로 구분돼 SC제일은행의 지분 10% 이상을 매각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최근 불거졌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테마섹이 SCB에 경영권 행사를 실시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앞으로 상황을 주목할 것이며 경영참여가 확인되면 법에 따라 초과지분매각 처분 명령을 실시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감독당국과 해외감독당국간에 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이 달라 앞으로 혼선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국계 금융기관이 국내 금융기관을 인수할 때마다 인수 적격성 문제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