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심층진단] "지금이 집 살 때… " 김포·화성 동탄2·일산 물량 속속 소진

■ 수도권 외곽 미분양도 거래 온기

집값 바닥 확신·금융지원 혜택 매력

"이참에 새 아파트 갈아타자" 수요 급증

전셋값 부담 큰 서울 세입자까지 몰려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전경. 올 들어 주택거래 회복세가 완연해지면서 동탄2신도시와 별내지구 등 수도권 일대 택지지구에 쌓여 있던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사진제공=LH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서운 속도로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고 있습니다.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 아파트임에도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3개월도 채 안 돼 250가구 정도 팔려나가 계약률이 95%를 넘어섰습니다. 주택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던 수요자들이 대거 계약에 나섰기 때문입니다."(권소혁 동탄2신도시 롯데캐슬 알바트로스 분양소장)

강남권 재건축에서 불어온 주택거래 회복세가 외곽지역 일반 매매시장은 물론 수년째 몸살을 앓던 미분양 단지로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청약과 본계약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며 쓴맛을 봤던 아파트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 국한된 반짝 장세"라며 본격 회복 여부에 의문부호를 달던 상당수 전문가들도 낙관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내 미분양 아파트들이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소화되면서 높은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미분양 해소가 두드러진 지역이 그동안 수요가 위축됐던 수도권 외곽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화성 동탄2신도시, 일산신도시, 남양주 별내지구, 김포 등이 주인공들이다. 그동안 공급과잉과 주택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대거 미분양 사태를 빚었다는 공통점을 가진 지역들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40~50대 유주택자 새 아파트 수요 껑충=눈에 띄는 변화는 최근 들어 유주택자들이 향후 준공될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최초 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주택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판단에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거래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갈아타기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수도권 내 도시 중 교통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곳들은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며 "노후주택에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이 매입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에서 최근 팔려나간 미분양분의 경우 계약자 중 상당수가 기존 주택 소유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으로 구성된 롯데캐슬 알바트로스의 경우 계약자의 80%가량이 이미 기존 주택을 소유한 이들로 상당수가 동탄1신도시 및 수원, 용인 거주자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건설의 한 관계자는 "최초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를 이미 보고 갔던 분들 중 이제는 계약에 나서도 괜찮겠다고 판단한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동탄2신도시가 동탄1신도시보다 향후 교통 환경 및 편의시설 부분에서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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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에서 분양에 나선 '요진 와이시티' 역시 비슷한 사례다. 지난해 분양 이후 중대형 소진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최근 들어 계약률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택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자 일산신도시 내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던 40~50대 고객들이 대거 계약에 나서면서 지난해 오픈 당시보다 2~3배가량 빠른 속도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철우 요진건설산업 차장은 "지난해 말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서 올해 계약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 외로 계약이 잘되고 있어 현장 관계자들도 놀란 상태"라고 말했다.

◇치솟는 서울 전셋값에 미분양에 눈길 돌렸다=매매가의 70%를 훌쩍 넘길 만큼 치솟는 전셋값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진 서울 거주자들도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주로 중대형에 관심을 갖는 반면 세입자들은 중소형 미분양 소진에 힘을 보태고 있는 분위기다.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재계약 부담 및 깡통전세 위험이 커지자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미분양 아파트에 주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983만원(7일 기준)으로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의 3.3㎡ 평균 분양가는 △동탄2신도시 1,058만원 △김포 한강신도시 801만원 △남양주 별내지구 1,057만원 △수원시 1,038만원 △안산시 981만원 등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3억원을 육박하는 상황에서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내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무이자 지원 등의 금융지원이 많고 동·호수 등을 지정할 수 있는 장점들이 있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시 풍무동에 위치한 '김포푸르지오센트레빌1차'의 경우 지난해 11월 중도금 무이자 혜택으로 전환한 후 하루에 20~30건씩 계약이 이뤄지는 등 실수요자들의 계약이 급속히 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 500만원만 있으면 계약이 가능한데다 중도금 무이자 융자지원까지 가능해 서울 지역 전세 거주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만채 김포풍무푸르지오센트레빌 분양소장은 "서울의 전셋값 상승으로 밀려난 30~40대들이 계약에 나서고 있다"며 "우선 계약을 해놓고 나중에 회수할 전세 보증금을 보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 별내지구에 위치한 '별내푸르지오' 역시 노원구 전셋값 급등에 따른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별내푸르지오 76㎡는 3억2,000만원대, 84㎡는 3억4,000만원대면 구입이 가능한데다 지하철 4호선 연장이 확정되면서 교통 여건까지 개선되자 노원구 전세 세입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의 경우 최초 분양 당시 계약률이 40% 정도였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한 달에 100~150건씩 계약이 이뤄지면서 현재 계약률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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