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흥진의 할리우드 21] <93>'하이 눈'제작자 놓고 시비 말려

[박흥진의 할리우드 21]'하이 눈'제작자 놓고 시비 말려 게리 쿠퍼가 오스카주연상을 탄 고전 웨스턴 '하이 눈'(1953)에 관한 기록영화를 놓고 기록영화감독과 '하이 눈'의 제작자 부인간에 결투가 벌어졌다. 오는 가을에 방영될 라이오널 쳇윈드가 감독한 기록영화 '하이 눈의 어둠'(Darkness at High Noon)은 이 웨스턴의 진정한 제작자가 누구인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화의 제작자는 스탠리 크레이머와 영화의 각본을 쓴 칼 포먼인데도 포먼은 제작자로 인정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쳇윈드는 이 같은 배경에는 1950년대 할리우드에 몰아친 매카시선풍이 있다고 말한다. 포먼은 영화를 찍고 있을 당시 의회반미국적행위조사위 출두를 거부, 블랙리스트에 올랐었다. 쳇윈드는 크레이머가 마녀 사냥식의 당시 상황하에서 포먼이 공동제작자라는 사실을 축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레이머의 미망인 캐런은 쳇윈드가 남편의 명예로운 경력에 오점을 남기려는 의도에서 기록영화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쳇윈드는 제작의도를 포먼의 명예회복에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쳇윈드는 포먼이 진짜 제작자라고 주장한 반면 캐런은 포먼은 크레이머의 보조제작자일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쳇윈드는 영화내용의 아이디어도 포먼의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캐런은 그것은 콜리어잡지에 실린 단편에서 얻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쳇윈드는 포먼이 제작자라는 증거로 커크 더글러스를 비롯한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외에도 '하이 눈'개봉 이후 포먼이 뉴욕타임즈 영화비평가 바슬리 크라우더에게 보낸 편지와 포먼이 제작자로 적혀있는 당시 제작기록 문서등을 제시했다. 이에대해 캐런도 포먼이 보조제작자로 기록된 계약서를 반증으로 내놓고 할리우드의 보수파인 쳇윈드가 잘 알려진 진보파였던 크레이머를 정치적으로 공격한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쏘아댔다. 그런데 크레이머는 '흑과 백', '바람의 유산'및 '초대받지 않은 손님'등 여러편의 사회성 짙은 영화를 만든 진보파에서 쳇윈드의 주장이 할리우드에 어떻게 반영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때마침 올해는 '하이 눈'개봉 50주년이 되는 해에서 이 영화를 놓고 벌이는 스크린 밖 대결이 더욱 흥미롭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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