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령자 취업열기 뜨겁다

`60대 할머니가 지하철 계단을 오른 뒤 한 사무실에 꽃다발을 전해 준다` 최근 시청자의 눈길을 끈 CF의 한 장면이다. 지하철 택배로 한달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20~3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일하는 노인들은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다. 최근 사오정(45세 정년)이나 오륙도(56세까지 회사 다니면 도둑)라는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직장인 정년이 앞당겨지고 있고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노인들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나 지역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령자취업알선센터나 시니어클럽 등을 통해 `신성한 노동`의 기회를 찾는 노인들이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령자 취업 증가 추세=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자치구청 등 14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통해 지난 상반기에 일자리를 구한 55세 이상 고령자는 모두 4,150명. 지난해 상반기 1,482명보다 180% 가량 급증했다. 또 센터를 통한 취업자 수는 지난 2000년 3,179명에서 2001년 3,361명, 지난해 3,452명으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취업을 신청한 노인 중 72% 가량이 일자리를 구했다. 시는 이러한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노인 취업자 수가 8,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노인 취업자 수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구직에 나서고 있는 데다 기업들도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적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고령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동건 서울시 노인복지팀장은 “각 자치구청 센터마다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취업직종도 과거 청소ㆍ경비 등 단순 노무직에서 요즘은 번역ㆍ통역요원, 외국기업체 사무보조원, 건축ㆍ기술 관련 전문직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 경로당ㆍ복지센터도 일터=노인들을 대상으로 지하철 택배. 생태공원 안내 도우미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시니어클럽`도 성황이다. 지난 2001년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출범한 20개 지역사회시니어클럽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연 종로시니어클럽의 경우 50대 이상 고령자 80여명이 클럽에서 운영하는 지하철 택배, 간병인, 베이비시터 등의 재택케어서비스와 숲생태 해설 등을 통해 땀을 흘리고 있다. 또 각 자치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로당이나 복지센터도 노인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공동작업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구청이나 사회복지관에서 포장작업이나 쇼핑백 접기 등 일거리를 맡기는 것은 몰론 노인들이 직접 빨래방 등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도봉구 노인복지센터의 경우 대형세탁기 등을 구입해 관내 여관에서 받아온 이불을 빨아 다려주는 빨래방을 운영, 인기를 끌고 있다. 노인들이 정성을 들여 세탁하는 데다 세탁비도 싼 편이기 때문에 일감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게 센터 관계자의 설명. 빨래방 노인들은 매달 각각 20만원 안팎의 수입을 거둘 수 있어 빨래방 운영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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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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