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고강도 군살빼기가 계속되면서 인력과 조직의 다운사이징 노력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롯데나 신세계 등 다른 경쟁사와는 달리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당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사세를 확장했던 후유증이 남아있고 대형할인점 등성장여력이 있는 사업부문도 갖고 있지 않아 당장은 구조조정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울산시 중구 성남동의 패션아울렛 `메이'를 125억원에 ㈜스타시티에 팔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8년 울산 주리원백화점을 인수해 백화점으로 운영하다 2003년 8월 패션아울렛 `메이'로 바꾸어 영업해왔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초에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아울렛을 매각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자사업을 정리하고 핵심역량을 키우며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않았다.
현대백화점의 구조조정은 인력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져 지난 2003년말 3천360명을 헤아리던 임직원수가 지금은 2천800명 가량으로 줄었다.
이 백화점은 처음에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자 100명을 줄인데 이어 지난해 초와 올해초 두차례에 걸쳐 `새 출발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노조 구성원인 대리급 이하 동일직급 8년 이상 근무자 30명도 줄였다.
회사의 인력감축과 신(新) 결제시스템 도입에 따른 채용대체 효과 등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퇴사한 `자연감소' 인력도 420명에 이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같은 사내 여건 때문에 2002년까지 해마다 20-40명을 뽑던 신입사원 채용도 3년째 중단한 상태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인력과 조직의 구조조정에 안간힘을 쓰는 것은 새로운 사업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은 수면 아래 잠복했으나 현대백화점이 프랑스계 대형할인점인 까르푸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가장 적합한 출로를 할인점 사업으로 보고 까르푸와 접촉해 왔으나 별 성과가 없어서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고위관계자는 "사업장과 인력 구조조정은 거의 마무리됐다고 보면된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안에 새 사업을 선택하는것"이라고 밝혔다.
비(非)유통사업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현대백화점측의 입장이어서 새 사업이 무엇이 될지 더욱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