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파 대립격화…반노 독자창당도 무색민주당 주도로 추진중인 '반(反) 이회창 연대' 신당창당이 좌초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민주당이 친(親) 노무현과 반(反) 노무현 진영으로 쪼개지는 분당(分黨)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제3세력의 신당창당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 주도 신당추진이 난기류에 빠진 것은 노무현 후보의 기득권 포기를 둘러싼 친노와 반노진영간 힘겨루기 끝에 김원길 신당추진준비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힌데 이어 무소속 정몽준 의원,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이한동 전 총리 등 잠재적 대선후보군으로 꼽히는 제3세력이 한결같이 민주당 주도의 신당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반노 진영은 대선후보군의 영입이 무산돼 '탈 DJ', '탈 민주당'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면 결국 '노무현 신당'이 돼 간판만 바꾸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인제 의원을 정점으로 한 반노 진영 인사들이 13일 저녁 모임을 갖고 반 노무현 서명작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반노 진영에는 벌써부터 민주당의 모든 기득권이 포기되는 통합신당이 무산될 것에 대비, 독자신당 창당을 위한 일정표까지 마련해뒀다는 소리도 들린다.
1단계로 서명작업에 돌입, 세력점검에 나선 뒤 2단계로 16일 국회의원ㆍ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각 진영의 세분포를 확인하며 회의 결과에 따라 통합신당이냐, 독자신당이냐를 결정짓는다는 것.
이를 위해 14, 15일 양일간 의원회관 등에서 지역별ㆍ계파별 소모임을 열어 세규합에 나선다는 행동지침도 내려놓은 상태다.
반노측 일각에서는 일단 신당을 차린 뒤 대선국면 막판에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 벌써부터 반창연대를 구성하는 것보다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노 후보측은 "법적 정당성을 지닌 후보를 배제한 신당 논의는 있을 수 없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반노 세력이 제3후보군과 연합해 신당을 꾸릴 경우 이탈세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면서 당을 노 후보 중심의 선대위 체제로 전환해 대선정국에 대처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무현 후보는 14일 시내 모처의 한 음식점에서 김원기 정치고문, 문희상 대선기획단장 등 참모진들과 함께 조찬회동을 갖고 "국민경선제를 통한 후보선출이 신당추진의 핵심"이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노 후보는 이 같은 입장을 16일 연석회의 인사말을 통해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의 이 같은 입장은 국민이 납득할만한 '제3후보군'의 신당 참여가 가시화되지 않고 또 가시화되더라도 새 후보 선출의 방법으로 국민경선제가 채택되지 않을 경우 노 후보가 신당에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구동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