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본격 막오른 美대선 레이스] 부시 재선여부 경제가 최대변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재선 고지를 점령할까. 오는 11월 치러지는 제44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13일 워싱턴 민주당 첫 예비선거에 이어 19일 아이오와 주에서 열리는 민주당의 첫 코커스(주 당원대회)를 신호탄으로 사실상 대장정의 막이 오른다. 9ㆍ11 테러 이후 국민들의 안보 위기감을 애국주의로 연결, 탄탄대로의 대선 가도를 질주하는 듯 했던 부시 대통령은 수렁 속에 빠진 이라크 사태 등 여러 정치적 현안들로 발목을 잡힌 데다 실업 등 경제 문제에서 정책의 한계를 노출하며 재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92년 아버지 부시가 전쟁에 이기고도 재선에 실패한 당시처럼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도 정치에서 경제로 급격히 이동하는 상황이다. ◇경제, 美 대선의 핵심 풍향계=이라크사태가 끝없는 혼미를 거듭하는 가운데 지난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이 생포되고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하면서 미 유권자들의 관심은 정치에서 경제로 급격히 방향을 틀고 있다. 경제가 이번 대선의 뚜렷한 핵심 풍향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시 진영의 대선 전략도 `테러와의 전쟁`등 정치에서 경제 관련 이슈로 무게중심을 바꿔가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기업들을 위한 달러 정책을 비롯 유권자들을 의식한 이민법 개정안, 유인우주선을 달과 화성에 보내고 달에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우주계획 등 일련의 조치들이 그 같은 궤에서 최근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으며 민주당측의 그에 반한 `십자포화`도 연일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도마 위에 오른 부시노믹스…키워드는 `일자리`=민주당의 선두주자로 발 돋음 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후 아이오와주 얼번데일을 방문해 “이라크도 중요한 이슈지만 일자리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하며 공화당의 고용 정책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2년간 1,000억 달러를 투자, 최소 1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공약하고 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주요 후보인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 역시 고용창출을 외치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고용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현재의 경제 회복이 고용 증가 없이 이뤄지는 등 일자리 창출이 부시 대통령에게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노믹스의 핵심 골자인 감세정책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은 전쟁과 감세 정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가 미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은 부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비난이다. 이들은 미국의 각 가정이 감세로 가구 평균 약 307달러를 환급 받았지만 재정적자 확대로 가구 당 오히려 5,000달러의 빚을 떠안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심 잡기 위한 정책 `10인 10색`=경제 정책에 이어 정치ㆍ사회 등의 정책을 놓고도 후보들간 표심을 잡기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의 선두주자 딘의 경우 부시 대통령과는 차별화 된 전략을 통해 돌풍을 유도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주류들이 안보 문제에 약점을 노출해서는 안 된다며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나설 때 공개적 반전을 선언했고, 이라크 전후 처리도 국제기구를 통한 다국적 처리방식을 주장하는 등 뚜렷한 반(反) 부시 행보를 보여왔다. 경제를 필두로 색깔이 다른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대선 후보 들 중 부시 대통령과 딘 후보가 선두에 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은 일자리 창출 등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문제들에서 누가 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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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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