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경제부총리제 찬반논란] 찬성-심상달 KDI 선임연구원

또한 우리문화가 수평적인 토론에 익숙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부처간 원활한 정책조정과 협력의 중재자로서 부총리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그러나 현재 재정경제부의 기능은 조정되지 않은 채 장관을 부총리로 올리는 것만으로는 조정역할이 원활히 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부총리는 일반장관과 역할이 달라야 한다. 우리 정부조직이 산업지원 위주로 편제되어 있어서 장관은 있지만 소비자와 국민과 납세자를 대변하는 국무위원이 없다고들 한다. 부총리가 바로 이 역할을 담당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정을 위해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집행에 관한 부담에서 벗어나야 한다. 구(舊) 재경원장관은 금융산업을 관장하였기 때문에 공정한 조정자로서의 한계가 있었고 금융정책의 수립 및 집행에 관한 업무에 시달리는 가운데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 어려웠다. 재경부의 권한이 타부처로 많이 이양되긴 하였지만 금융정책과 관련한 권한을 추가적으로 한은과 금감위에 이관하는 등의 기능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정책조정의 대상을 거시정책기조의 설정, 시장경제의 확립을 위한 종합전략의 수립 등으로 몇가지에 국한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인사(人事)도 가급적 어느 산업과 부처에 치우치지 아니한 중립적인 인사(人士)가 바람직하다. 그러한 인재의 풀이 제한되므로, 대통령은 부총리 임명시 거시경제전반에 관심하는 것을 소임으로 하는 것을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부처간의 이견을 조정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취약해진 재정 건전성의 복원이 경제정책의 중요한 과제이므로 예산에 정책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예산권을 한부처가 독점하면 전횡가능성이 있고, 정부개혁기능도 집행력의 확보를 위해 예산과 연계가 필요하므로 재경부와 정부개혁을 담당하는 부서가 예산기능을 공유하게 하고 대통령 또는 총리가 조정자가 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통화신용정책의 수립이 한국은행으로, 금융감독정책이 금감위로 이관되었기 때문에 예산기능을 경제부총리 휘하에 둔다고 해도 과거의 재경원장관이나 또한 공정위를 산하에 두었던 경제기획원장관보다 권한이 축소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아직도 재경부가 통화신용정책에 간여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상당부분 운용상의 개선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 재정정책의 조화를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간의 협의가 불가피하지만, 금리 및 통화정책의 결정과 발표의 주체가 금융통화운영위원회인 점이 주지되도록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 이는 부총리제 도입과 상관없이 개선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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