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민국 여성경영대상] 대상-경제부총리상, 포스코

매년 생산직 주부사원 채용 … 기혼 여성 일자리 창출 힘써

어린이집·수유실 갖추고 육아휴직 최대 2년 보장

멘토링 프로그램도 지원

정준양(뒷줄 오른쪽)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9월 조윤선(〃 왼쪽)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포스코센터 어린이집 확장 개소식을 마치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수진씨는 생산직 주부 직업훈련생 공채로 포스코에 입사했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포항제철소 생산기술부 제품출하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여상을 졸업하고 결혼한 뒤 남편과 함께 10년 동안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며 학생관리와 강의를 도왔다.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컴퓨터 강사로도 일하고 보육교사 자격증 등을 취득했지만 생활의 불안정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김씨는 노후준비는 커녕 세 자녀의 교육까지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포스코 직업훈련생 모집공고를 발견했다.


김씨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교대 근무다. 포스코는 2011년 10월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들의 휴무여건 개선을 위해 4조2교대 근무를 도입했다.

작업조를 4개 조로 편성해 2개 조가 각각 주간조(7~19시), 야간조(19~7시)로 나눠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쉬는 방식이다. 연간 총 근로시간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휴무일수가 80일 이상 대폭 많아진다.

"4조2교대를 하면 한달은 주중에 많이 쉬고 다음 한달은 주말에 많이 쉴 수 있어요. 주중에 쉴 때는 9시30분쯤 애들 학교 보내놓고 나서 한숨 잘 때도 있고, 책 한권 들고 카페로 가서 혼자 놀 때도 있어요. 근무 사이의 휴무일에 휴가를 내면 최대 12일까지도 놀 수 있죠. 이틀 휴가를 보태서 6박7일 동안 온 가족이 남해 일주를 했을 때는 정말 말할 수 없이 행복했어요."

김씨는 제철소에서 생산한 선재 제품을 출하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를 통해 제품들이 뒤죽박죽 섞이지 않고 주문대로 나가도록 관리 감독한다. 주간근무를 할 때에는 화물 트럭에 선재제품을 실어서 내보내는 일을 하고, 야간근무를 할 때에는 다음 날 원활한 출하작업을 위해 제품을 임항 창고에 미리 챙겨놓는다.

남성들의 공간이라 여겨지던 제철소 현장에서 당찬 주부 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애가 셋이나 딸린 아줌마가 이렇게 큰 회사에 정규직이 돼서 남자들과 똑같이 대우받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며 근무한다는 것은 정말 회사에 감사한 일"이라고 말한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출산 및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일 없이 기혼 여성들이 자신감을 갖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2007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생산직 주부 사원을 채용한 이후 매년 주부 직업훈련생을 모집해 기혼 여성들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 힘써왔다. 지난해 말에 도입한 시간선택제 사원 채용 시에도 경력이 단절된 기혼 여성을 우대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여성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써왔다. 생산직 근로자 비중이 높아 남자 직원 수가 많지만 갈수록 여성 근로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매년 여성 인력 채용률이 높아져 2008년 이후부터 총 여직원 수는 매년 10%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내 어린이집, 수유실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와 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실현하고 여성 인력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행복한 일터를 조성하고 있다.

포스코 여직원은 출산전후 휴가 90일 외에 육아휴직을 법정 보장 기간인 1년에 1년을 더해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 대신 주 단위 15~30시간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 단축근무도 가능하다.

포스코는 자녀가 있는 직원들을 위해 2006년부터 포항, 광양, 서울에 사업장별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했다. 포항과 광양의 어린이집 정원은 99명에서 2012년에 각각 195명, 138명으로 늘렸다.


포스코센터 내 직장보육시설인 포스코어린이집 역시 지난해 9월에 정원을 60명(128평)에서 98명(228평)으로 확장해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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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에 수유실을 갖춘 여직원 휴게실 '여유(女幼)공간'도 마련해 여직원, 특히 임산부의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여직원들의 역량 증진과 조직 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멘토링 프로그램들도 도입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2011년부터는 사내 여직원 멘토의 강의와 질의응답 형식으로 '여직원 멘토링 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 여직원의 커리어 개발, 리더십 코칭 등을 다룬다.

지난해부터는 출산, 양육으로 경력 공백을 겪는 과장급 여직원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리더십 특강과 역량 진단, 성장플랜 워크숍으로 구성된 'W- Leadership'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소통이 화두로 대두하는 시대… 포용·공감의 리더십 주목받죠"

유선희 포스코 상무

유선희(사진) 포스코 상무(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는 여성만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포스코 그룹사의 인재양성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유 상무는 포스코에 입사하기 전 16년여 동안 기업교육에 몸담아오면서 인재양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절감하고 교육에 대한 비전과 전문성을 구체화해왔다. 2012년 3월 포스코 글로벌리더십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부터 국내외 포스코패밀리 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가장 힘이 든 것은 직장 여성으로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 "한창 업무에 몰입해 있을 때는 집에서까지 일을 했으니 상대적으로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가족들의 이해와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최대한 가족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가족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했다.

유 상무는 회사생활에서 고충이 있을 때 회사와 본인의 비전을 염두에 두고 올바른 가치관으로 주위 동료와 업무를 대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 일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가장 먼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내 역량을 높이 평가해주고 일을 맡겨준 선배들과 부족한 면이 많음에도 나를 믿고 따라준 후배들에게 감사한다. 내가 꿈을 펼치고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해준 포스코에도 깊이 감사한다." 유 상무는 또 "이전에는 서로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별개의 독립적인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의미를 만들어내고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어 보였다.

그녀는 포스코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포스코패밀리 임직원 가슴 속에는 '국민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자부심에서 발현되는 주인의식과 윤리의식에 기인한 임직원의 행동이 경쟁력을 창출하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포스코는 다르다' '역시 포스코다'라는 칭찬을 듣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남성적 리더십에 비해 포용력과 부드러운 면모를 가지는 부분은 많지만 절대적으로 좋다, 나쁘다의 가치판단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소통이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는 시기인 만큼 자애로운 포용력과 공감 능력으로 대변되는 여성적 리더십을 겸비한 분들이 지도층으로 부상하게 되고 여러모로 각광 받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성 후배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꿈과 비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수행해나가는 뚝심을 가져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한 가정의 아내와 어머니 역할까지 병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많고 극복이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의 길에 꾸준히 정진하고 노력하는 자세와 동료들과의 원만한 관계가 전제될 때 이것들을 극복할 수 있다. 자신의 장점과 동료들의 장점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업해 개인의 개성이 조직 내에서 순기능을 발휘하면 조직 자체도 구심점과 목적의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 상무는 앞으로 미래창조아카데미를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인재양성기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포스코패밀리 임직원의 시장가치를 최고로 높이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녀의 포부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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