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건율의 피팅 이야기] ④ 기온과 샤프트

샤프트도 추위 탄다<br>기온 영하땐 강도 강해져 뻣뻣<br>스윙 패턴 조정 '셀프 피팅'을

샤프트도 추위와 더위를 탄다(?). 구력이 좀 된 골퍼라면 들어봤음 직한 얘기다. 골프볼의 탄성이 겨울에는 떨어지기 때문에 데워서 치면 거리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샤프트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샤프트의 특성에 대해 조금만 알면 이해가 된다. 샤프트는 이미 언급했듯이 복합소재 제품이다. 소재인 카본과 수지가 합성돼 완전히 새롭게 탄생되는 것이다. 각각의 샤프트는 카본 원사의 종류와 수지의 배합 비율에 따라 다른 성질을 가진다. 카본 원사는 인장 강도에 따라 24톤부터 50톤까지 무게의 단위로 나뉘고 각 톤 수에는 또 다양한 실의 두께가 있다. 여기에 수지가 몇 % 배합되느냐에 따라 다시 달라진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어마어마한 종류의 샤프트가 나올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제작사의 같은 강도(플렉스) 제품이라도 서로 다른 샤프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좀 더 과장하면 세상에 똑같은 샤프트는 하나도 없다. 자신에게 맞는 샤프트를 선택할 때 감(感)을 가장 중요시해야 한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본과 수지는 온도에 따라 탄성이나 강도 등 물성이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통칭 그라파이트라고 하는 카본 샤프트도 스틸 샤프트와 달리 날씨에 민감하다. 카본 샤프트는 영상 10~20도의 상온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각 스펙의 성능도 이 정도 기온에서 최적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이 10도 밑으로 내려가거나 겨울이 돼 영하로 떨어지면 대체로 샤프트 강도가 강해져 평소보다 뻣뻣해지는 경향이 있다. 겨울철 라운드 때 왠지 볼이 오른쪽으로 밀리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몸의 회전이 덜 되는 측면도 있지만 추운 날씨 탓에 샤프트가 강해진 것이 큰 원인이다. 반면 영상 20도 넘는 더운 여름이 되면 샤프트 강도가 약해진다. 겨울철 동남아시아 등지로 동계훈련을 가서 샤프트가 약해진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는 프로 골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데이터나 아마추어 고수 등 고객들의 경험을 종합하면 날씨 변화에 따라 플렉스는 한 단계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 평소 SR 플렉스를 사용하던 골퍼는 겨울엔 R 플렉스를 사용하면 무난하게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샤프트를 바꿀 만큼 겨울철 라운드 횟수가 많지 않다면 날씨 변화에 맞춰 스윙의 패턴을 조절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셀프 피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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