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26일 “삼류 수준의 정치경쟁력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민생과 경제를 위해 협력하는 동시에 국정 리더쉽을 확립해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산업기술재단과 한국공학한림원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CEO 포럼에서 “한국의 정치는 소모적 정쟁에 매달릴 뿐 민생 및 경제현안을 외면하고 있고 갈등조정 능력을 잃어 `떼법`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이런 삼류 수준의 정치경쟁력이 기업과 경제에 주름살을 줄 뿐 아니라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것은 고율의 임금인상 및 노사관계 불안과 함께 각종 규제때문”이라며 “한국은 규제백화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역대 정부가 외형위주의 규제완화에 매달렸다”면서 “정부가 출자ㆍ입지 등 규제의 몸통은 그대로 둔 채 깃털만 건드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쪽에서는 규제를 폐지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함에 따라 지난 2000년 9월 이후 신설된 규제만도 903건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소유지배 괴리도 도입 등 정부가 추진중인 시장 개혁 로드 맵은 기업에 길(Road)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짐(Load)을 지우는 것”이라며 “시장은 개혁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완화를 위해 제로베이스에서 규제의 필요성을 따져보는 한편 정부조직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