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린 은행들이 대대적인 보너스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 한 사람당 수천만원에 이르는 목돈이 주어지는데 은행에 따라서는 가장 많은 성과급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그룹보다도 지급 규모가 많다.
당국이 배당을 자제하도록 하면서까지 사내 유보를 하라고 했더니 기껏 모아 놓은 돈으로 돈 잔치를 하고 있는 셈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ㆍ하나ㆍ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순익을 확정한 뒤 곧바로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외환은행 직원들은 하나은행과의 인수합병에 따른 위로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500%를 지급받는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기본급 500% 지급에 합의했으며 지급 시기와 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며 "일각에서는 400% 지급설 등도 나오고 있지만 500% 합의안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보너스 규모는 지난 2006년 신한은행과의 합병 당시 조흥은행 직원들이 받은 보너스 30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최고수준인 외환은행의 연봉 수준을 감안하면 1인당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 이상을 손에 쥐게 된다.
하나은행도 순익 호조에 따른 보상과 외환은행과의 인수합병 성공 축하금 명목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성과급은 기본급의 200%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만큼 총 성과급은 3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경영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200~250%가량의 성과급을 이달 안에 지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2조1,18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은행권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앞서 국민은행도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월 급여의 150%와 피복비를 지급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적에 근거해 이익 배분 차원에서 하는 성과급 지급이니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이 예대마진 등으로 손쉽게 이익을 불려온데다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보너스 잔치가 타당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7%에 달해 은행들이 저신용자들에 대해 고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