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강달러에… 금 투자자 엑소더스

미국 잇단 출구 신호에 금 ETF서 67억弗 증발

1200弗선 무너질 수도… 은값도 4년 만에 최저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금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금값도 트로이온스당 1,200달러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시가총액 중 67억달러가 증발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쏟아지는데다 금값 하락에 따라 펀드가치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금 ETF 운용사인 SPDR골드트러스트의 경우 지난 한 주 동안에만 전체 자산의 1%에 해당하는 7.78톤의 금을 팔아치웠다. 지난 한 달간 처분한 금은 전체 펀드자산의 2.3%에 달한다. 전세계적으로는 금 관련 금융상품의 금 보유량은 18일 기준 1,709.47톤으로 2009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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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금값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는 늘고 있다. CTFC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금선물 매도포지션이 전주 대비 18% 증가하며 6만9,243계약에 달했다. 이에 따라 순매수 포지션은 22% 감소하며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며 금값도 맥을 못 추고 있다. 19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0.8% 떨어진 트로이온스당 1,216.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값은 지난해 28% 급락하며 연간 단위로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금은 슈퍼사이클에 종지부를 찍은 후 올해 추가 하락이냐, 바닥 다지기냐를 놓고 논란이 큰 상황에서 상반기만 해도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7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올 상반기 상승률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킷코메탈의 피터 허그 이사는 "투자자들이 귀금속을 현금으로 바꿔 달러와 미국 주식에 넣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12월물 은선물 역시 17.844달러를 기록하며 2010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팔라듐(12월물)도 2.3% 급락했으며 플래티넘(10월물) 역시 0.9% 하락했다.

금값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달러화 강세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10주 연속 상승하며 28년 만에 가장 긴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배하는 상황에서 투자 매력도가 더 떨어졌다. 최근 들어서는 중동, 우크라이나 분쟁, 스코틀랜드 독립 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된 것도 금값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오펜하이머펀드의 브라이언 레빗 이코노미스트는 "금에 투자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미국의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낮은 인플레이션은 강달러와 금값 약세의 전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그널이 계속될수록 1,200달러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심리적 저지선인 1,200선이 무너지면 1,180선으로 직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1,05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찌감치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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