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1850 길로틴 트래지디

죽음 기다리는 사형수의 삶삶은 예측불허의 연속이다. 어느 누구도 삶에 대해 방심하거나 달관할 수 없다. 신이 아니라면 말이다. ‘1850 길로틴 트래지디’의 주인공 닐 오귀스뜨(에밀 쿠스트리차) 역시 그렇다. 고된 항해 후 친구와의 즐거운 술자리. 머리 끝까지 술이 취한 두 사람은 사소한 내기를 건다. 홀로 사는 노인이 얼마나 뚱뚱한 지에 대해. 그리고 무심결에 찾아간 노인의 집에서 둘은 엄청난 삶의 반전을 경험한다. 선량한 선원이 흉악한 사형수로 바뀌기까지. 그것은 칼이 노인의 배를 관통하는 불과 0.5초의 순간이었다. 탄탄한 삶이 사소한 사건으로 전복되는 아찔함. 영화 ‘1850 길로틴 트래지디’는 그곳에서 출발한다. 죽음이 예고된 순간. 삶은 어느새 죽음의 영역이 된다. 불치병을 앓고 있는 시한부 인생 환자들이 그렇고 사형이 언도된 사형수들이 그렇다. 이 영화는 1850년 프랑스령 생 피에르섬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1850 길로틴 트래지디’는 ‘나는 살고 싶다’‘데드 맨 워킹’‘그린 마일’‘어둠 속의 댄서’등의 사형영화들이 가진 휴머니즘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은 사형제도에 대해 거의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길로틴이 올때까지 삶의 시간을 부여받은 닐은 마담 라(쥴리엣 비노쉬)와 정신적 교감을 나누고, 마을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대위 장(다니엘 오떼이유)과 희미하지만 질긴 연민의 줄 끝을 나눠 가지고, 섬 사람들과 죽음에 맞선 산 자들의 동지의 의식을 공유한다. 짧지만 운명적인 관계속에서 급진전된 그의 사랑은 곧 삶의 모든 것이다. 홍보대행사 래핑보아는 개봉기념 ‘사형제도에 관한 이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금까지 오프라인(종로 서울극장, 시네코아 관객)과 온라인(사이트 JOYCINE)에서 진행된 설문 전체 응답자 1,684명 중 1,062명(63.06%)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살게된다면 사형이 연기되고, 한번의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사형제도의 비 합리성을 지적하며 이미 갱생한 사형수에 대하여는 관대한 시각으로 기회를 주어야한다는 반응이다. 이와 반대로 622명(36.94%)의 응답자는 그의 갱생은 인정하나, 한번 세운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 한두번의 예외가 전부를 예외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사형집행에 손을 든 응답자들의 중론이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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