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을 6.1%로 하향 조정한 것은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여전히 채권 비중이 높고, 헤지펀드 등 기대수익률이 높은 분야에 대한 투자는 빠져 있어 수익률 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건복지부가 29일‘2013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영위원회’를 열어 마련한 중기(2014~2018년) 자산 배분안을 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5년간 주식은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채권은 60% 미만으로 줄이는 방침을 이어가기로 했다. 대체투자 비중은 10% 이상을 유지한다. 특히 최근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산(391조 8,000억원)에서 104조 8,000억원(26.7%) 규모였던 주식 투자는 200조 7,000억원 규모로 두 배 가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 중 해외 주식 비중은 현재 8%(31조 3,000억원) 수준에서 10% 이상(53조 5,200억원)으로 늘어난다.
채권의 경우에는 현재 64.8%(254조원)에서 60% 미만(401조 4,000억원)으로 줄어든다. 다만 해외 채권 비중은 현재 4.6%(18조 1,000억원)에서 10% 미만으로 증가한다. 또 대체투자는 8.4%(33조원) 수준에서 10% 이상으로 확대돼 54조원 규모로 늘어난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자산규모는 405조 9,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3조 9,693억원(3.6%)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수익금은 9조 5,104억원이며 기금운용 수익률은 2.46%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자산 배분 계획은 지난해 계획에서 하나도 바뀐 게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작년 자산 배분안에도 똑 같은 계획이 있었다”며 “10%룰 완화로 주식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새로운 내용은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여전히 채권 비중이 높고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헤지펀드 투자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현재와 같은 저성장 기조에서 목표수익률 달성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최근 국민연금 내부 관계자도 “대체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헤지펀드가 빠져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헤지펀드 투자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이날 또 다른 국민연금 관계자는 “채권 비중을 한 번에 크게 줄일 수는 없으며, 앞으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규모는 작년 말 392조원(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31%)에서 2018년말에는 669조원(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3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