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염된 ‘상아탑’… 국공립대 뇌물·횡령 판친다

교수와 교직원 등 국·공립대학 종사자 중 연구비를 횡령 또는 위법적으로 사용하거나 인사·계약과 관련해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이가 10명 중 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의 상징이 돼야 할 상아탑이 오염되다 보니 대학의 청렴도는 낙제 수준에 떨어졌다.

국가권익위원회는 36개 국·공립대를 대상으로 청렴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 종합점수가 10점 만점 기준 5.67점에 그쳤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2012년 조사(6.84) 때보다 1.17점 하락한 것이다.

분야별로 계약분야의 청렴도는 2년전보다 1.70점 떨어진 7.18점을 기록했고 연구 및 행정분야는 5.42점으로 1.09점 하락했다.


특히 계약분야에서 금품이나 향응·편의를 대학에 직접 제공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민원인은 직전 조사 때보다 2배나 증가한 1.2%에 달했고 제공 범위도 본인 뿐 아니라 주변인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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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행정분야는 부패의 정도가 더 심했다. 조사대상 5,754명 중 연구비를 위법 또는 부당하게 집행(11.9%)하거나 횡령(9.8%)했다는 응답자가 21.7%에 달했고 인사나 예산과 관련해서 금품 또는 향응·편의(8.6%)를 받거나 운영비 등을 부당집행(9.3%)한 경우도 17.9%나 됐다. 교수나 연구원, 임직원 등 대학 종사자 10명 중 4명은 직간접적으로 부패와 연루돼 있다는 의미다.

권익위는 “부패통제시스템 작동에 대한 평가가 4.87점으로 낮게 나타났다”며 “전반적으로 낮은 청렴 수준에도 불구하고 학교 차원에서 자율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설문조사와 별도로 이뤄진 부패사건 감점 유형을 보면 금품 등 수수가 16건(35.6%)으로 가장 많았고 직급별로는 교수가 37명(8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이번 평가에서 군산대는 6.1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한국체육대가 5.12점으로 가장 낮았다. 서울대는 5.37점으로 36개 대학 중 28위를 기록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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