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자 맞수 삼성­LG 손잡았다/출혈경쟁 지양 AS부문서 첫 제휴

◎부품공용화·상호구매도 점진 추진국내 양대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손을 잡았다. LG와 삼성은 9일 외국업체의 가전내수시장잠식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애프터서비스분야에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등 소모적인 출혈경쟁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또 서로 경쟁력있는 상대방의 부품을 구매하고 부품공용화도 점진적으로 추진키로 하는등 협력의 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의 일환으로 양사는 필립스·GE·소니 등 외국업체의 30%수준에 그치고 있는 AS용 부품가격과 서비스요원의 출장비를 70%수준으로 올리는 동시에 대부분 도심지 1층에서 운영하고 있는 AS센터도 임대료가 싼 부도심지나 2층 이상으로 옮겨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윤종룡 삼성전자사장과 구자홍 LG전자사장은 이같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최근 수차례 만나 상호공생방안을 모색했다고 양측관계자가 전했다. 가전시장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자존심대결을 벌여온 양사가 손을 잡고 협조체제를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과 LG그룹계열사간의 제휴는 지난 93년 LG전자와 삼성전관이 브라운관의 상호특허 공유에 합의했으나 서로 다른 규격체계 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흐지부지된 적이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AS부문에서 양사의 전략적제휴는 경기침체속에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과도한 AS출혈경쟁을 지양하고 소니 등 외국업체의 내수시장잠식에 대응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가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사가 AS에 투입하는 비용은 전체 내수판매금액의 4∼5%로 일본 소니와 네덜란드 필립스 등의 1%선에 비해 4배이상 높은 실정이어서 이번 합의로 양사의 수익은 상당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이같은 제휴가 자칫 AS서비스료와 관련부품가격 인상을 위한 담합으로 비쳐질 가능성에 대해 내심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출혈경쟁을 지속할 경우 결국 서비스비용의 상승을 가져와 소비자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에따른 수익성악화는 안방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는 외국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시장방어를 위한 체질 강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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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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