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파생상품 거래도 재무제표 반영

새 회계기준은 2001년 적용 예정인 미국에 앞서 세계 최초로 시행되는 것으로 「헤지거래(위험회피를 목적으로 한 파생상품거래)」까지도 모두 평가해 장부에 반영하게 된다. 이 경우 국내 은행의 자산 및 부채를 각각 3조~5조원 가량 늘리는 한편 치명적인 파생상품 거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조기 시정장치로 기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은행권의 재무현황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와 2차 구조조정이 예견되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공개된다는 점에서도 귀추가 주목된다.금감원 위험관리과 오인환 회계사는 3일 『그동안 은행감독업무 시행세칙에 의해 장부밖에 일지형식으로만 기록되던 파생상품 거래내역이 앞으로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손익을 평가해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상에 반영된다』며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기관들도 이번달 결산과 회계감사부터 새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금감원은 하반기부터 실태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회계기준의 새 해석조항은 지난해 6월29일 확정, 파생상품에 관한 일반 기업과 금융기관의 회계처리 방식이 단일화 됐으며 그동안 금감원과 금융계 실무자가 주축이 돼 준비작업이 진행돼 왔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금융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100조원에 달하며 종합금융사와 일부 대형증권·생보사를 합하면 120조~130조원으로 추산된다. 새 회계기준에 의해 파생상품 거래내역을 시가평가해 그 손익을 장부상에 올릴 경우 선물환은 거래 규모 대비 10% 안팎, 이자율 스왑(SWAP)은 2~3%의 평가익 또는 평가손이 발생, 이 금액이 자산 및 부채로 잡혀 3조~5조원이 장부상에 더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파생상품 평가에 따른 순익(순손실)은 은행별로 편차가 심해 재무지표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달 말 결산결과를 다음달 20일까지 확정해야 하는 회계법인들도 준비에 착수, 산동 안건 등 주요 은행을 담당하고 있는 대형 법인들은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 제휴선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편 세계에서 파생상품 거래가 가장 많은 미국은 지난 98년 6월 기업회계기준(FAS) 133조를 발표, 파생상품의 시가평가 제도를 도입하려 했으나 당시 투자은행들의 로비와 여건미비 등을 이유로 2001년 1월로 시행시기를 미뤘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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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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