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도 내핍, 개인도 내핍] 세일즈맨 18명이 지난달 車13대 팔아

총선과 환율불안 등 정치ㆍ경제적 변수들이 산적, 중장기적 경영전략 수립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긴축경영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수출업체등 호황을 누리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다.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임금동결,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져, 소비주체인 개인들로 하여금 더욱 더 허리끈을 동여 메게 해 바닥을 기는 경기는 고개를 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비상경영체제 돌입한 기업들 = LG전자는 김쌍수 부회장 취임이후 생산원가 절감을 통한 이익률 높이기에 나서는 한편, 회식 1차로 끝내기, 휴일출장 등 `마른수건 쥐어짜듯` 비용절감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가전의 경우 가뜩이나 내수가 좋지 않은데다 환율 불안 및 원자재값 상승 등이 맞물려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반도체와 휴대폰은 실적호조에도 직원들에게 술자리 2차 안가기, 골프접대 자제 등 비용절감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도 점심시간 자동소등, 잔반줄이기, 이면지 활용 등 비용절약 대책을 시행중이다.. 중소업체들도 갖가지 방법을 동원, 내핍경영에 나서고 있다. 전자화폐 업체인 K사는 지방출장시 이용교통수단을 비행기에서 기차로 조정했으며 택시비의 경우 반드시 영수증을 첨부하도록 했다. 한 자동차용품 전문업체는 차량 주유 대금을 영수증 처리하던 것을 지정한 주유소에서만 주유토록 했으며 중식 비용도 건당 5,000원으로 제한했다. ▲ 더욱 움츠러드는 소비자 = 경제주체인 소비자들의 생활도 내핍 그 자체로 굳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본점은 매출이 10% 신장했지만 외곽지역 점포와 지방 점포는 상대적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해까지 매출신장을 주도했던 영캐주얼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정부의 `경기회복론`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설 명절이 지난 뒤 동대문 상권인 청평화, 동평화, 혜양엘리시움 등 도매상권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상인들은 도매 매출은 지난해 보다 30~40% 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같은 추정을 설명이라도 하듯 2월 현재 도매상가의 공실률(空室率)은 20~30%에 이르고 있다. 가전 양판점도 예외가 아니다. 하이마트의 경우 냉장고ㆍ 세탁기 등 일반 백색가전의 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시말해 소비자들은 내구성 소비재인 가전제품의 경우 참고 견딜만한 고장 정도면 바꾸지 않고 사용연한을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가 바닥을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택시손님들도 줄어들었다. 6일 오후 서울역 앞에는 `빈차`라는 빨간 등을 켠 택시 여러 대가 마냥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차피 돌아다녀 봤자 손님 찾기 힘드니 기다리고 섰다 오는 손님 태우는 편이 낫다는 게 택시 기사들의 말이다. 영업 시작한 지 3일째라는 택시 기사 김 모씨. 아직 미혼이라는 김 씨는 “대학원 졸업하고 테헤란벨리에서 벤처회사를 운영했으나 경기가 안좋아 결국 사업을 접고 운전대를 잡게 됐다”며 “재기 전까지 빈둥거리지 않고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 택시 (영업을) 시작했는데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어 암담하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대표적 내구재인 승용차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서울에서 자동차대리점을 하고 있는 K씨는 “대리점 직원 18명이 1월 한달간 13대 밖에 팔지못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암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 유통연구소 노은정소장은 “반드시 필요한 소비까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 문제”라며 “국민 개인들도 무조건 아껴쓰기 보다는 건전한 소비는 유지해야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산업부ㆍ산업부ㆍ성장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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