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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5대 리그의 우승컵이 주인을 찾아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유벤투스,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바이에른 뮌헨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가운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맹(PSG)도 10일(한국시간) 현재 각각 4경기, 3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예약한 상태다. 우승은 구단 구성원 전원의 개가지만 그중에서도 주역은 있게 마련. 파트리스 에브라(32ㆍ맨유)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9ㆍ바르셀로나)부터 안드레아 피를로(34ㆍ유벤투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2ㆍPSG), 마리오 만주키치(27ㆍ바이에른)까지 오색찬란한 각 리그의 우승 주역들을 조명해봤다.
◇주연급 조연 에브라와 이니에스타=맨유와 바르셀로나 우승의 선봉엔 로빈 판페르시와 리오넬 메시가 있지만 숨은 주역은 에브라와 이니에스타다. 박지성의 '절친'으로 잘 알려진 에브라는 맨유의 왼쪽 측면을 주야장천 지켰다. 리그 36경기 가운데 33경기를 책임지며 수비수이면서도 4골(5도움)을 터뜨렸다.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골. 어린 시절 공격수로 축구를 시작한 에브라는 175㎝의 크지 않은 키에도 머리로만 3골을 넣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입지는 낙관할 수 없다. 데이비드 모예스가 새로 사령탑에 앉으면서 에버턴의 왼쪽 수비수 레이턴 베인스를 데려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의 간판은 메시지만 '살림꾼'은 공격형 미드필더의 교본인 이니에스타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이니에스타는 올 시즌 리그 27경기에서 15도움(2골)을 배달했다. 프리메라리가 어시스트 선두로 이 부문 2위는 12도움의 메시다.
◇영원한 중원의 마술사 피를로=지난 2002년 이탈리아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피를로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최정상 미드필더로 첫손가락을 다툰다. 10시즌 동안 몸담았던 AC밀란을 떠나 2011~2012시즌 유벤투스로 이적할 때만 해도 내리막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그는 오히려 오르막을 탔다. 이적 첫 시즌 유벤투스의 리그 무패 우승을 이끌더니 올 시즌도 유벤투스의 정상 수성을 지휘했다. 유로2012(지난해 6~7월)에서 세 차례나 경기 맨오브더매치(MVP)로 뽑히며 이탈리아를 준우승에 올려놓은 기세로 유벤투스의 리그 2연패를 이끈 것이다. 올 시즌 리그 성적은 5골 6도움. 전매특허인 오른발 프리킥과 경기를 읽는 시야가 날로 예리해지고 있는 피를로는 최근 "2014브라질월드컵을 끝으로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은퇴는 대표팀 얘기일 뿐이다. 피를로의 시선은 리그 3연패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제패를 향해 있다.
◇북ㆍ동유럽 킬러 이브라히모비치와 만주키치=스웨덴 출신 이브라히모비치는 이적료와 연봉에 걸맞게 리그 31경기에서 27골 6도움을 몰아쳤다. 2위와 8골 차로 압도적인 득점 선두. 195㎝의 거구임에도 어떤 위치, 어떤 자세에서든 골망을 출렁였다. PSG가 AC밀란에 낸 이적료는 약 280억원, 이브라히모비치의 연봉은 약 19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즌 뒤 PSG는 더 큰 돈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PSG는 어떻게든 이브라히모비치를 붙잡는다는 계획이지만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등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크로아티아 출신 만주키치도 바이에른으로 이적한 첫 시즌에 팀 내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약팀인 볼프스부르크에서 지난 시즌 12골을 넣으며 바이에른의 레이더에 잡힌 만주키치는 올 시즌 리그 22경기에서 15골 1도움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