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노무비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201개사를 대상으로 ‘중국진출 한국기업 노무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중국 내 노무비가 지난해에 비해 ‘10%이상 늘었다’는 기업이 72.6%에 달했다고 18일 밝혔다. 노무비가 20%이상 상승한 기업도 14.4%나 됐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전년대비 노무비가 ‘10%이상 상승했다’는 기업이 75.6%로 중국시장에서 상당수 국내기업들이 급격한 노무비 증가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노무비 상승은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응답 기업의 61.2%는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답했고, 5.5%는 경쟁력을 거의 상실했다고 반응했다.
상의는 중국내 노무비 상승의 3대 요인으로 ▦소득분배제도 개혁을 내세운 중국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정책 ▦중서부지역 등 지역균형 개발정책에 따른 동부연안지역의 저임금노동력 유출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빠링허우’와 ‘지우링허우’세대 근로자 등장을 꼽았다. 상의 관계자는 “주거비 등 생활물가의 지속적인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중국 내 급격한 노무비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타 지역으로의 이전을 계획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중국 이외 저임금 국가나 중국 내 저임금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각각 7.5%와 5.2%에 불과했다. 다른 방안으로 품질개선 등 내수확대(52.3%)를 비롯해 자동화 등 생산시스템 개선(42.2%), 현지인 고용확대 등 인력구조 조정(26.6%), 제품단가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22.5%)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천수 상의 북경사무소장은 “중국내 노무비 상승이 지속되고 인력관리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임금인상이 가져다주는 중국 구매력 상승기회를 포착해 중국 소비자의 특성과 구매심리 변화에 부응하는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노무비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기술혁신과 판매확대 노력을 기울여 나가는 가운데 변화하는 중국 근로자 의식에 대응하고 전문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인사관리 시스템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