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인 엿새째 ‘사자’ 공세 지수하락 완충 역할 톡톡

외국인의 대량 매도공세 속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6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인들이 대중주인 건설ㆍ금융업종 중심으로 425억원을 사들인 덕에 전일보다 4.36포인트 오른 542.92포인트에 장을 마감,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개인들이 지난 이틀간 각각 2,000여억원을 넘게 순매수하는 등 연일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지수보합세 속에서도 개인선호주 중심의 화려한 수익률 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저금리 기조 속에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에 따른투신권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연속 순매수세가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MMF 환매사태가 진정되고 있어 고객예탁금 증가세도 갈수록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증시 주변여건이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기에는 너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또 기관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에서 외국인들이 매일 1,000억원 이상을 팔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개인 매수에 의한 수급 개선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개인들만 연일 매수행진=외국인과 기관이 4일째 동반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들만이 6일째 `나 홀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들은 지난달 25일 2,095억원을 대량 매도한 뒤 다음날인 26일부터 순매수로 전환, 최근 6일 동안 모두 6,967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들은 최근 4일간 매일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팔아치웠고 기관들도 6일째 순매도했다. 개인들의 순매수세는 최근 크게 늘어난 고객 예탁금이 바탕이 되고 있다. MMF 등으로 떠돌던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주식을 매수할 실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고객 예탁금이 11조원을 웃돌 정도로 크게 늘어나면서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개인 자금이 넉넉해졌다”며 “최근의 매수세는 시중자금이 갈 곳이 없는데다 지수 500포인트 대에 사들이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과거의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개인 매수세는 저가 메리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많다. 모 증권사 지점장은 “전쟁 장기화 우려로 대부분의 개인들은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수면 밑으로 잠복해 있는 상태”라며 “최근 개인 매수세는 저가주에 한정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주식을 매수하는 개인들 상당수가 초단기 투자이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다. ◇개인 선호주 중심의 종목별 수익률게임 양상=최근 6일동안 개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이른바 개인선호 대중주인 건설ㆍ금융ㆍ운수창고 등이었다. 이날도 개인들은 금융 120억원, 건설 27억원, 운수창고 46억원에다 전기전자 업종을 575억원 사들였다. 건설주인 현대건설이 4.99%, 대림산업 7.50%, LG건설 5.96% 올랐고 대우조선해양ㆍ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한진중공업 등 운수창고 업종 내 종목들이 4.66%~10.77%가 오르는 동반 강세를 보였다. 특히 개인들은 외국인들이 국민은행을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가운데 외환은행ㆍ조흥은행 등 중소형 은행주들을 사들이며 이들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들은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도 인터넷 관련주 중심으로 매기를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이 매수세로 전환하기까지는 수급 개선 어려워=전문가들은 개인 중심의 현 수급 구도는 곧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신권의 초단기 자금인 MMF에서 빠진 돈이 고객예탁금으로 들어와 있는 만큼 이 돈은 언제든지 다시 시장을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매물을 개인들이 계속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단기 급락한 업종이나 종목 중심으로 개인들의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아직까지 개인 미수금 규모도 5,000억원 대로 크지 않고 고객예탁금 대비 거래대금 규모(회전율)도 과열 상태가 아니어서 개인들의 매수세가 좀 더 이어질 수는 있지만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이 본격적인 반등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접고 순매수로 전환하거나 기관의 본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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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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