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조조정등 국내개혁 발목 우려

美금리인상·유가급등… 대외경제여건 악화금융 부실이 해소되지 않아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은 16일(현지시간) 과열 경기를 식히기 위해 금리를 0.5% 포인트 대폭 인상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국제선물시장의 유가는 산유국의 감산 불이행에 따른 우려로 또다시 배럴당 30달러에 육박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경우 외환윅 3년만에 다시 환율이 치솟고 주가가 폭락하는등 위기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대외경제 여건의 불안한 기류는 구조개혁이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우리경제에도 적지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해외자금 조달 코스트를 높이고, 외화유출을 부추켜 국내금리에도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유가 상승은 제품 생산 비용을 상승시켜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또 동남아에서 재연되고 있는 금융불안은 97년 하반기처럼 도미노 현상을 야기, 우리나라를 포함, 동아시아 금융시장을 흔들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인상은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주변부 금융시장에서 돈을 빨아들이고,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시아 금융시장은 미국 금리인상 폭에 따라 상처가 덧날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한국은행은 미국이 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더라도 재료에 이미 반영됐으므로, 국내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주식시장의 거품을 빼기 위해 대폭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면 국내시장에도 악재가 될게 분명하다. 미국 웰스파고 은행의 손성원(孫聖源) 부행장은 『FRB가 최근 몇차례에 걸쳐 0.25%씩 금리를 올렸더니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지 않았다』며 『이번에 0.5% 포인트를 올리는 것은 시장에 충격과 불확실성을 심어줘 증시의 버블을 가라앉히자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선거가 실시되기 앞서 오는 8월까지 추가로 0.5% 포인트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 한국의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한국으로선 가장 큰 수출상대국가의 시장이 좁아지게 된다. 또 우리나라는 여전히 해외부채가 1,300억 달러를 넘고, 경제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더많은 해외자금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에 국제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진다. 또 뉴욕 증시의 추가 조정을 유발, 미국 증시에 대한 동조화율이 높은 한국 증시에도 악재로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투자자로 하여금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추구케 한다. 이에 따라 국제유동성은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이머징 마켓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움직이게 된다. 과거의 예를 보면 지난 94년말에서 95년초까지 미국이 금리를 3% 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라틴아메리카에 투자되었던 달러 자금이 미국으로 빨려들어왔고, 95년초에 가장 취약한 경제구조를 노출했던 멕시코에서 위기가 발생했었다. 3년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한국의 금융시장이 최근들어 해외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동요하는 것도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유가는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하면서 예상했던 가격보다 25% 정도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산 유가를 올해 배럴당 22달러로 잡았으나 최근에 27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에너지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가 25% 상승할 경우 국내총생산(GDP)가 0.44% 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0.7% 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의 김영덕(金榮德) 박사는 『두바이산 원유가 25% 상승하면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16.69%, 전력요금에 2.4%의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한국산 제품에 수출경쟁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김인영기자INKIM@SED.CO.KR 입력시간 2000/05/16 19:5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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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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