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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영하17도… 가만히 서 있어도 시원
더위 피하고 스케이트도 즐겨 일석이조
야간에는 색색 조명으로 환상적 분위기
웅진플레이도시 스노우도시
길이 270m·폭 70m로 실외스키장 수준
날씨·계절 상관 없이 겨울스포츠 만끽
대형 이글루까지 갖춰 북극 학습체험도
푹푹 찌는 한여름에도 스케이트와 스키를 탈 수 있다. 진짜 얼음과 눈 위에서의 스케이트·스키다. 더위를 먹었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국내에도 그런 곳이 많다. 주말에는 심지어 줄까지 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어드벤처의 아이스링크와 경기도 부천 웅진플레이도시의 '스노우도시'가 그중 대표적이다. 당연히 이들은 모두 실내에 있다. 밖은 영상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지만 이곳에서는 영하로 온도가 떨어진다. 오히려 두터운 옷을 잘 챙겨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 감기에 걸릴 수 있다. 입장료가 비싸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은 이미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여유와 수준을 갖췄다. 색다른 여름을 보내고 싶다면 이들 '겨울왕국'을 찾아가 보자.
◇'제2의 연아'를 키우는 롯데월드어드벤처 아이스링크=잠실 롯데월드어드벤처 정문에서 한 층 더 내려가면, 즉 지하 3층에는 별세상이 펼쳐진다. 어드벤처 가운데 지하로 아이스링크가 있고 하얀 얼음 위로 수백명의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아이스링크 가운데는 '꼬마'들이 강사의 지도에 열심히 피겨 스케이팅을 배우고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를 연상시키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주위에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하며 아이스링크를 열심히 돌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다. 아이들을 놀게 하고 밖의 대기석 벤치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에게 격하게 공감이 간다.
롯데월드어드벤처의 아이스링크는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김연아가 얼음 질이 좋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국제급이다. 규모도 36×64.5m(628평)으로 1,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아이스링크 주위벽면에 스펀지를 설치해 안전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한다. 궁금한 것은 빙판이 녹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내이지만 어드벤처 테마파크와 연결된 상태라 바깥의 더운 공기와 접촉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빙판온도는 영하 17도 내외를 유지한다. 비법은 바닥의 구조에 있다. 10㎝ 두께의 빙판 아래 얇은 배관이 깔려 있는데 이곳에는 액체 냉매가 흐른다. 이 냉매가 바로 위에 얼음을 얼린 후 그 상태가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스링크의 온도가 영향을 미쳐 주변의 대기석은 실외보다 10~15도가량 낮다. 따라서 굳이 스케이트를 타지 않더라도 더위를 식히러온 사람들로 여름 내내 붐빈다. 아이스링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석은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이용이 가능하다.
여기서 팁 하나.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의 경우 오후 10시30분~오전 6시까지 야간에는 시간당 13만원만 내면 대여가 가능하다. 1명이든 100명이든 한 시간 동안 아이스링크 전체를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즉 연인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가족 모임, 동호회 모임 등에 좋다. 다만 얼음보호를 위해 아이스하키 같은 경기는 제한된다. 오후10~12시 사이에 예약이 가장 많으므로 이 시간대에 사용을 원하면 미리미리 연락해둬야 한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다른 스케이트장과는 달리 두 가지의 분위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낮에는 별다른 조명이 필요 없이 천장 유리돔을 통해 내려오는 자연채광으로 실내지만 따뜻한 야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야간에는 색색의 조명들이 아이스링크 은반에 비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초보자는 롯데월드가 제공하는 스케이트 강습을 이용하면 된다. 다양한 시간대와 요일별로 다양한 강습이 열려 원하는 교실을 선택해서 배울 수 있다.
◇여름 스키어들의 '겨울천국' 웅진플레이도시 스노우도시=롯데월드어드벤처 외에도 국내에서 사계절 내내 운영하는 실내스케이트장은 의외로 많다. 이에 비해 실내 스키장은 드물다. 경사각을 만들고 눈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기 때문이다. 실내스키장을 가진 대표적으로는 부천 웅진플레이도시의 '스노우도시'다.
실내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스노우도시의 규모는 길이 270m, 폭 70m로 웬만한 실외 스키장과도 비교할 수 있다. 맨 위에 서면 저 아래가 까마득하다. 초·중상급 등 모든 스키어들이 자신의 실력에 맞게 연습할 수 있는 최적의 맞춤코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부드러운 설질과 트레이닝에 적합한 경사도를 이루고 있는 슬로프에서 날씨 및 계절에 관계없이 스키를 탈 수 있다. 각종 키커와 기물이 구비돼 있는 익스트림존은 스노보더들에게 언제나 인기가 높은 코스다.
스키장은 스케이트장과 달리 냉매를 통해 얼릴 수가 없다. 스키가 미끄러지기 위한 눈이 필요한데 뜨거운 열기에 눈이 녹는 만큼 끊임없이 새로운 눈을 만들어내야 한다. 제설기가 동원된다. 상대적으로 입장료가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정상으로 스키어를 옮기는 리프트는 없다. 대신 무빙워크로 이동한다. 이것이 실내스키장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눈썰매장도 있다. 스키장과는 무빙워크를 사이에 두고 나뉜다. 모두 7개의 코스인데 길이 100m에 넓이는 30m로 규모도 꽤 된다. 3인용 튜브를 탄다.
최근 외국인들이 늘어났다. 평생 눈을 보지 못하는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다. 오전에 오면 스키를 즐기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눈썰매장 앞쪽에는 실제 규모의 대형 이글루 두 개가 연결돼 있다. 얼핏 보면 진짜 같다. 큰 이글루 내부에는 북극 관련 시청각 자료와 눈의 천사를 연출할 수 있는 포토존 등을 바탕으로 북극나라의 스토리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이글루는 북극하늘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별자리로 꾸며져 있다. 앞쪽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매 시즌별로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