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 이후 이미 4,076개 기업이 35시간제를 도입, 20명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프랑스 전체 근로자의 20%인 162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 정부는 휴가적치제도(time-banking system)를 함께 도입했다. 이는 평소에 초과근무를 통해 휴가를 최대 5년까지 적치하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적치된 휴가를 출산 및 육아 휴가에 연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 프랑스는 지난해 2.01명의 출산율을 기록하며 유럽연합(EU) 국가 중 독일을 제치고 아일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출산율이 높은 국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는 한국의 출산율인 1.2명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프랑스는 지난해 말 기준 6,540만명인 인구가 오는 2040년까지 7,3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랑스처럼 여성 근로자에게 유연근로를 위한 선택권을 부여해 출산율을 끌어올리려는 정책이 이미 10여년 전부터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00년에 근로시간 단축권을 부여했고 독일의 경우 6개월 이상 고용근로자에게 근로시간 단축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2001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립할 수 있는 환경조성 여부가 출산율 저하 현상을 극복하는 관건"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주택바우처제도 도입도 시급하다. 이는 민간 임대주택 거주자에게 임대료 일부를 쿠폰 등의 형태로 보조해 저소득층 주거비용 부담을 완화해주는 제도로 호주ㆍ오스트리아ㆍ캐나다ㆍ미국ㆍ영국ㆍ독일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이 제도를 도입해 저소득층의 주거복지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주택바우처제도 도입과 관련한 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토해양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제도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행 첫해 관련 예산안이 2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고 대부분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전체적인 만혼 증가 및 출산율 저하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주택바우처제도의 수혜 대상을 저소득층뿐 아니라 20~30대 신혼부부로 크게 확대해 결혼준비에 있어 주택 부담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